전면드래프트 회귀 첫 해다. 1순위, 2순위도 아닌 3순위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에 드래프트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한국 야구의 미래들이 KBO리그 10개 구단의 선택을 받는다.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신인드래프트가 개최된다. 연고지역 1차지명 제도가 다시 사라지고 전면드래프트가 부활했다. 10개 구단들이 전국의 유망주들을 저울질해서 원석을 ‘픽’할 예정이다. 2021년 순위의 역순으로 한화-KIA-롯데-NC-SSG-키움-LG-삼성-두산-KT의 순서로 지명을 하고 11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총 110명의 선수가 KBO리그에 입성할 예정.
최대 관심사는 각 구단의 1라운드 지명 선수다. 157km까지 구속을 뿌렸던 심준석(덕수고)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드래프트 1라운드 판도가 한 번 요동쳤다. 하지만 광속 사이드암 김서현(서울고), 운영 능력이 뛰어난 좌완 윤영철(충암고)의 전체 1,2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가 김서현, 2순위 KIA가 윤영철을 선택할 전망이다.
문제는 3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의 선택이다. 롯데의 선택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심준석이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김서현과 윤영철이 1,2순위 지명이 기정사실화 되는 순간, 롯데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대신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 고교 주말리그에서 9개의 홈런을 터뜨린 ‘거포 포수’ 김범석(경남고), ‘제2의 이정후’로 불리는 내야수 김민석(휘문고)이 롯데의 레이더에 가장 가깝게 다가와 있다. 여전히 포수 고민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롯데 입장에서는 거포 잠재력까지 가진 김범석의 재능이 탐날 수밖에 없다. 178cm, 95kg 다부진 체구를 갖추고 있다. 이대호, 한유섬, 한동희, 노시환, 전의산 등 믿고 쓰는 ‘경남고산 거포’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드래프트를 맞이한다.
포수 최대어였던 엄형찬(경기상고)가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을 하면서 김범석이 드래프트 대상 중 포수 랭킹 1위로 올라왔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포수들이 많지만 군 문제도 차근차근 해결해야하는 실정에서 김범석으로 포수 뎁스를 강화하는 선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김민석은 고교 주말리그에서 타율 5할6푼5리(62타수 35안타)를 기록하며 천부적인 타격 재능을 뽐냈다. 김범석이 거포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 김민석은 컨택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센터 내야라인에 대한 세대교체도 필요한 만큼 김민석을 지명해서 내야수 버전의 이정후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내야 수비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있다. 향후 외야 전향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는 이미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옮긴 젊은 야수들이 많은 편. 중복될 수 있다. 그러나 운동능력과 센스를 갖추고 잠재력도 무궁무진한 김민석은 현재 롯데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가장 알맞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김범석과 김민석 외에 투수 등 깜짝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 투수자원의 경우 김서현, 윤영철 외에 153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신영우(경남고)가 관심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롯데에는 이미 비슷한 유형의 투수들이 많다. 최근 수년 간의 드래프트에서 젊은 투수들을 대거 수집했다. 학교폭력 이슈로 NC가 1차 지명을 철회하게 만들었던 투수 김유성(고려대)의 지명 가능성도 한때 높았다. 그러나 최근 이영하(두산), 김대현(LG)이 과거 학교폭력으로 불구속 기소가 되면서 학교폭력 꼬리표를 달고 있는 김유성은 선택지에서 점점 벗어나는 모양새다.
롯데가 어떤 선수를 선택하든지 롯데 이후에 지명을 해야 하는 팀들의 드래프트 전략이 뒤바뀔 수도 있다. 그리고 2021년 나승엽, 2022년 진승현 등 의외의 지명으로 놀라게 한 롯데의 역사가 있기에 롯데가 가진 3순위 지명권이 드래프트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