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외인 둘이 30승인데 우리는…" 부러움 속 자부심, KT 토종 선발승 1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15 03: 35

KBO리그는 외국인 투수 비중이 절대적이다.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한 해 농사가 좌우된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룬 KT도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데스파이네가 팀 내 최다 13승을 올렸고, 쿠에바스는 시즌 초반 부침을 겪으며 9승에 그쳤지만 1위 결정전 타이브레이커와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결정적인 승리로 빅게임 피처 면모를 발휘했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인 투수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 쿠에바스가 2경기(1승)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가운데 데스파이네가 8승11패 평균자책점 4.37로 KBO리그 3년 통틀어 가장 저조하다. 대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13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2.75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압도적인 맛은 없다. 

KT 고영표, 소형준, 엄상백(왼쪽부터) /OSEN DB

강백호, 박병호 등 주축 타자들의 거듭된 부상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는 KT이지만 외국인 투수들보다 든든한 토종 선발들로 버티고 있다. 고영표(13승6패 2.98), 소형준(12승4패 3.30) 그리고 최근 기세가 가장 뜨거운 엄상백(9승2패 3.22)까지 국내 선발 3명이 위력적이다. 엄상백이 1승만 추가하면 국내 투수 3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하게 된다. 
KT 선발 로테이션도 국내 투수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당초 14일 대전 한화전에는 순서상 소형준이 나설 차례였지만 데스파이네가 앞당겨 나왔다. 이강철 KT 감독은 “데스파이네의 4일 휴식을 맞춰준 게 아니라 소형준을 (15일 잠실) LG전에 맞춰서 하루 더 휴식을 줬다. 국내 투수 위주로 맞춘 것이다”며 “LG는 외국인 두 명이 15승을 했는데 우리는 외국인이 10승을 못하고 토종 선발만 3명이 10승을 할 것 같다”면서 웃었다. 
LG는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가 나란히 15승씩 거두며 벌써 30승을 합작했다. 외국인 투수 3명이 총 12승에 그친 KT로선 LG가 부럽지 않을 수 없지만 그만큼 국내 선발들에 대한 자부심, 자랑스러움도 크다. 
KT 위즈 고영표가 롯데 자이언츠에 4-0 완봉승을 올리고 방송 인터뷰 도중, 소형준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2.06.11 / foto0307@osen.co.kr
KT는 배제성(3승9패 3.47), 심재민(1패 10.80) 포함 국내 선발들이 나선 85경기에서 36승22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 중이다. 그 다음으로 국내 선발승이 많은 SSG, 키움의 30승보다 6승 더 많다. 평균자책점은 토종 최고 투수 안우진을 보유한 키움(3.44) 다음으로 낮다. 외국인 투수 도합 최다 30승을 기록 중인 LG가 국내 투수 선발승이 19승으로 최소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 8위(4.97)로 약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2019~2021년 구단 최초 3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주축 선발로 활약한 배제성이 올해 고전하고 있지만 엄상백이 대체 선발에서 붙박이 선발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150km대 강속구와 체인지업으로 최근 7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던지며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 감독은 “게임이 되는 투구를 한다. 상대팀에서도 이제는 상백이를 쉽게 보지 못할 것이다. 진짜 성장했다. 좋은 투수가 됐다. 다른 팀에서 달라고 해도 안 줄 것이다”며 크게 칭찬했다. 
KT 이강철 감독이 엄상백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5.11 /sunday@osen.co.kr
엄상백이 1승만 추가하면 KT는 창단 최초로 국내 투수 3명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게 된다. 리그 전체로도 지난 2018년 두산 이용찬(15승), 유희관, 이영하(이상 10승) 이후 4년 만의 도전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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