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 마음 다잡았으면 좋겠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13일) 충격의 역전패를 돌아보며 마무리 문승원을 향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SSG는 8회까지 8-4로 앞서고 있었다. 그리고 9회말, 마무리 문승원이 올라왔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올해 복귀한 뒤 불펜으로 활약하고 있는 문승원은 지난 6일 LG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4점 차, 충분히 등판할 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승원은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무려 5실점 했다. 4점을 막지 못했다. 마무리로서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김원형 감독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한 번은 시련이 닥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날 경기와 같은 대량실점은 사령탑 역시도 당황스러웠다.
김원형 감독은 "너무 아쉽다. 4점을 리드한 상황에서 그렇게 역전패를 당하는 게 쉽지는 않다. 어제 문승원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5일 정도를 쉬고 나갔는데 몸이 좀 무거웠던 것 같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어제는 사실 그렇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한두 점은 어느 팀 마무리든지 블론세이브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어제 승원이가 4점을 줄 지 몰랐다. 1위 팀 마무리라는 부담이 있을텐데 그런 것을 떨쳐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어제의 일은 어제로 끝내고 털어내야 한다. 김 감독은 "하지만 어제는 어제일 뿐이다. 이제 오늘이 중요하다. 다 털어냈다. (문)승원이도 기분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제일 상처 받은 선수는 승원이다. 좀 더 독하게 마음을 다잡고 던져주길 바란다. 오늘도 상황이 되면 나갈 것이다. 수습을 해서 원상태로 다시 잘 던질 수 있게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추신수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외조모상을 당한 추신수는 전날 경기 후 밤새 빈소를 지켰다고. 김 감독은 "아무래도 어제 빈소에 계속 있다 보니까 잠을 제대로 못 잔 것 같다. 그래서 배려 차원에서 선발에서 제외했다"라고 말했다.
SSG는 최지훈(중견수) 전의산(1루수) 최주환(지명타자) 한유섬(우익수) 라가레스(좌익수) 박성한(유격수) 김성현(2루수) 김민식(포수) 김재현(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