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은 파워피쳐에 따라오는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이 탈삼진 부문에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안우진은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13승을 낚았다.
12일만에 등판해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최고 구속 157km짜리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 고속 커브, 고속 체인지업을 앞세워 KIA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파워피쳐의 전형이었다.
시즌 196 탈삼진을 기록, 데뷔 첫 200탈삼진을 눈앞에 두었다. 200탈삼진은 전설들만 기록했던 빛나는 기록이다. 역대로 외인투수로는 미란다(두산, 2021년 225개, 최다기록), 에르난데스(SK, 2001년 215개), 스트레일리(롯데, 2020년 205개) 등 3명만이 기록했었다.
국내 선수로는 고 최동원이 롯데시절 1984년(223개, 역대 2위), 1986년(208개)에 고지를 밟았다. 국보투수 선동열은 해태시절 1986년(214개) 1988년(200개) 1991년(210개) 세 차례 달성했다. 류현진도 한화시절 2006년(204개)과 2012년(210개) 클럽에 가입했다.
롯데 주형광은 1996년 221개, 삼미 장명부는 1982년 220개, 한화 정민철은 1996년 203개, 삼성 김시진도 1985년 201개 등 각각 한 차례 200탈삼진을 달성했다. 이름을 보더라도 하나같이 한국 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들이다. 안우진이 이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앞으로 4개를 더하면 국내투수로는 2012년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한 시즌 200탈삼진 고지를 밟을 수 있다. 특히 현재 9이닝당 10.2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미란다(11.7개)와 2012년 류현진(10.34개)에 이어 역대 3위의 기록이다. 선동열, 최동원 보다 웃도는 삼진율이다.
안우진은 그래서인지 삼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삼진을 잘 잡고 있고 이닝도 잘 소화하고 있다. 삼진이 이닝수 보다 많다. 200개 가깝게 됐다. 삼진은 파워피처에게 따라오는 것이다"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대신 미란다가 보유한 최다기록 경신은 쉽지 않다. 앞으로 2~3경기에 나간다. 3경기라면 10개씩은 뽑아야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안우진은 "최다 탈삼진은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삼진을 잡는다고 잡는게 아니다"며 웃었다.
삼진율이 높아진 이유도 포피치에서 밝혔다. 슬라이더가 아닌 변화구로 삼진을 잡는다는 것이다. "볼을 다양하게 던지다보니 타자들이 어려워하고 복잡해져서 헛스윙도 많이 나온다. 커브, 체인지업도 삼진 잡을 수 있다. 예전에는 슬라이더로만 잡았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