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패 시즌이 유력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9월은 젊은 유망주들에게 기회의 장이다. 여러 선수들이 콜업되면서 기회를 얻고 있지만 한국인 내야수 배지환(23)에겐 아직 소식이 없다.
피츠버그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내야수 박효준을 마이너 옵션으로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보내며 내야수 디에고 카스티요를 콜업했다. 지난 8일 내야수 조쉬 밴미터를 양도 지명(DFA) 처리하면서 박효준을 콜업한 뒤 5일 만에 내야 로스터에 변화를 줬다.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준비를 마친 배지환에겐 기회가 오지 않고 있다. 9월 확장 로스터 첫 날에도 피츠버그는 야수 한 자리에 외야수 칼 미첼을 올렸다. 피츠버그 현지 언론과 팬덤에선 배지환의 데뷔를 기대 중이지만 확장 로스터 2주가 지난 시점까지도 부름이 없는 상황이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제이슨 맥케이 기자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앞두고 데릭 쉘튼 피츠버그 감독에게 “파이어리츠 팬들이 언제쯤 배지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야 하는가?”라고 배지환의 구체적인 콜업 시점에 대해 물었다. 배지환의 콜업을 기정사실로 두면서 콜업 시점을 물은 것이다.
이에 쉘튼 감독은 “팬들이 기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로스터는 계속 바뀔 것이고, 마음에 드는 선수들이 있다. 배지환도 우리가 좋아하는 선수”라면서도 “그가 빅리그에 올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팀에서 그의 기술을 좋아하는 것을 안다. 올초 부상도 있었지만 돌아온 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정말 좋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쉘튼 감독의 말대로 배지환은 올해 트리플A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100경기를 뛰며 타율 2할9푼6리(389타수 115안타) 8홈런 52타점 73득점 43볼넷 75삼진 26도루 출루율 .366 장타율 .440 OPS .806으로 활약하고 있다. 2루수(55경기), 유격수(21경기), 3루수(1경기) 등 내야뿐만 아니라 중견수(18경기), 좌익수(7경기)까지 외야 멀티를 소화하며 수비 활용도도 넓혔다.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이지만 피츠버그는 잔여 시즌 22경기를 남기고도 뜸을 들이고 있다. 벤 셰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아직 선수 콜업은 끝나지 않았다. 빅리그에서 기회를 얻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있다. 우리도 그들이 이곳에 와서 기회를 얻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추가 선수 콜업을 예고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예상 콜업 선수로 포수 엔디 로드리게스와 함께 배지환을 꼽으며 ‘올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룰5 드래프트에서 다른 팀에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계약 시점 기준 만 18세 이하 선수는 5년차, 19세 이상 선수는 4년차가 되는 해에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시즌 후 룰5 드래프트 대상자가 돼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18세에 계약한 배지환은 올해 5년차로 룰5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또 다른 피츠버그 지역지 ‘트립 라이브’는 ‘셰링턴 단장은 이번 오프시즌 40인 로스터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심하면서 유망주를 살펴볼 계획이다. 룰5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들을 보호할지 계속 평가할 것이다’며 추후 콜업 후보로 로드리게스, 외야수 트래비스 스웨거티와 함께 배지환을 지목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