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무려 7명의 선수들을 한꺼번에 1군에 불러올렸다. 투수 박윤철, 김기중, 이승관, 포수 허인서, 내야수 이성곤, 외야수 유로결, 유상빈이 2군 퓨처스 팀에서 콜업된 가운데 특급 신인 투수 문동주(19)는 빠졌다.
문동주는 1군에 가지 않고 이날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KIA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5이닝을 던지며 볼넷 3개만 허용했을 뿐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안타 무실점 노히터 투구를 펼쳤다.
한화 퓨처스의 11-2 대승과 함께 문동주는 1~2군 포함 공식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 퓨처스도 13연승을 이어가며 지난해 LG가 세운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14연승 기록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이날 문동주의 총 투구수는 77개로 직구(35개), 투심 패스트볼(15개), 슬라이더(12개), 커브(11개), 체인지업(4개)을 섞어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7km, 평균 151km로 측정됐다. 투심도 최고 149km, 평균 147km.
지난달 25일 KIA전 2⅓이닝 45구, 31일 롯데전 2⅔이닝 58구에 이어 이날 5이닝 77구로 이닝과 투구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문동주가 5이닝과 70구 이상 던진 건 1~2군 통틀어 처음으로 차근차근 빌드업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올해 1차 지명으로 계약금 5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문동주는 시즌 전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개막 합류가 불발됐다. 5월9일 잠실 LG전에 1군 데뷔한 뒤 10경기를 던졌지만 6월9일 잠실 두산전 이후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으면서 재이탈했다.
이후 두 달 동안 휴식과 재활을 거쳐 지난달 중순부터 실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복귀 후 4경기를 던졌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문동주가 건강하게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불펜으로 쓴다면 당장 1군에 올릴 수 있지만 선발투수로 준비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신중하게 시간을 두며 복귀 시점을 재고 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발투수 남지민이 100이닝 내로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라 늦어도 이달 말에는 문동주와 자리를 맞바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마이너리그 감독만 15년을 지낸 수베로 감독은 “그동안 많은 유망주를 봤지만 문동주는 진짜 좋은 유망주다. 좋은 어깨를 가졌다. 어깨는 신만이 줄 수 있는 재능이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유망주”라며 “볼도 빠르지만 마운드 운영 능력이 좋다. 맞더라도 자기 공을 계속 뿌릴 수 있는 투수”라고 마인드도 높이 평가했다. 빌드업이 거의 끝나가는 괴물이 1군에 선발로 돌아올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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