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패 충격' 얼어붙은 SSG, LG에 다시 꼬리 잡혔다…3년 전 대재앙 엄습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9.14 04: 00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얘기를 했어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1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2위 LG의 추격에 대해 “8월 끝나는 시점에서 2위와 승차가 6경기 차였는데 조금씩 좁혀지다 보니까 선수들도 평상시와는 똑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다’라고 선수들에게 얘기를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김원형 감독의 말처럼 SSG는 위기에 놓여있다. 개막 10연승 이후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대업을 완수하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너도나도 희망에 찬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정규시즌이 아닌 한국시리즈를 내다볼 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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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멀리 내다보는 사이 위기가 조금씩 SSG 내부를 잠식하고 있었다. 2위 LG의 맹렬한 추격전은 선수단을 더 조급함 속으로 내몰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9년, 대재앙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SSG의 전신 SK는 80승을 선점하며 100%의 우승 확률을 확보했다. 하지만 두산의 기적과 같은 질주에 선수단은 말 그대로 얼어붙었고 결국 두산에 대역전 우승을 헌납했다. 80승을 선점하고도 정규시즌 우승에 실패한 유일한 팀이었다.
추석 연휴 4연전에서 3연패 후 1승을 겨우 하면서 체면을 차린 SSG. 이날 롯데전에서 다시 반등을 노리고 정규시즌 80승 선점에 도전했다. 롯데의 실책 등으로 손쉽게 점수를 뽑았고 점수가 필요할 때 착착 점수를 뽑았다. 도루, 대타 등 작전도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4점 앞선 9회말, 다가올 위기와 악몽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8-4로 앞선 9회말 올라온 새로운 마무리 문승원은 시작과 동시에 흔들렸다. 문승원은 선두타자 지시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황성빈에게 볼넷을 내줬다. 무사 1,2루의 위기. 여기서 이날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잭 렉스를 상대했는데 초구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147km의 패스트볼이 몸쪽 낮게 향했다. 렉스의 히팅 존에 정확하게 걸려들었다.
분위기는 롯데로 넘어가고 있었다. 초보 마무리 문승원은 당황했고 위기 관리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결국 이대호에게 좌전안타, 전준우에게 2루타를 얻어 맞았다. 무사 2,3루 끝내기 위기. 일단 이호연은 1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추재현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작전상의 볼넷이었다.
1사 만루에서 최근 타격감이 역시 좋지 않았던 안치홍과 마주했다. 그러나 문승원은 이미 타자와의 승부에서 주눅들고 있었고 안치홍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았다. 허망할 수밖에 없는 SSG의 상황이었다.
겨우 LG를 따돌리는 듯 했던 SSG였지만 다시 꼬리를 잡혔다. 이날 LG가 두산을 상대로 5-0 완승을 거뒀고 승차는 3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잔여경기 일정은 비교적 빡빡한 상황. SSG에 다시 한 번 3년 전 악몽이 엄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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