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어렵게 시작했는데..."
롯데 자이언츠가 극적인 끝내기로 3연패를 탈출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9회말 4-8에서 9-8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안치홍이 극적인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안치홍은 이날 경기 내내 마음의 짐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1회초 선두타자 추신수의 땅볼 타구 때 안치홍이 바운드를 한 번에 캐치하지 못했다. 결국 추신수를 내보냈고 선발 댄 스트레일리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안치홍의 실책이 발단이 되어서 롯데는 1회 3실점을 하면서 어렵게 시작해야 했다.
이후 추격전이 이어졌지만 SSG가 계속 달아났다. 롯데의 경기 흐름은 안치홍의 실책 하나로 어렵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점점 승리확률이 낮아지려는 찰나, 결자해지의 기회까지 빼앗지 않았다. 9회말 롯데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선두타자 지시완의 좌전안타, 황성빈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잭 렉스가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7-8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이대호의 좌전안타, 전준우의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대타 이호연이 땅볼로 물러났지만 추재현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그리고 안치홍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안치홍은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3루수 옆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완성, 결자해지를 완성했다.
경기 후 안치홍은 "나로 인해서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는데 마지막에 내가 끝냈다는 게 너무 기분 좋은 것 같다"라면서 "아무래도 실책이 나오고 점수로 연결이 되면 기분이 그렇다. 가뜩이나 성격 자체가 이런 실수를 빨리 잊는 편이 아니라서 마지막까지 너무 힘들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자신의 타석에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는 "어떤 공을 치겠다. 어디 코스를 노리겠다라는 생각보다는 팀원들이 만회할 길을 만들어줬으니까 자신있게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재현이를 어렵게 상대해서 1루를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무조건 1사 만루 기회만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이날 실책 뿐만 아니라 최근 공수에서 흐름 자체가 좋지 않았던 안치홍이다. 그는 "후반기 내내 많이 힘들었다. 멘탈을 잘 잡았어야 했는데 그게 힘들었고, 어떤 계기도 마련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후반기 내내 안좋은 흐름이 이어졌고 길어지다 보니까 더 힘들었다"라면서 "오늘을 계기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오늘밤 저희 팀 정체성이 잘 나온 경기였고 1회부터 9회까지 모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한 팀으로 끝까지 싸워 얻은 승리였다"라며 "모든 타자들 1회부터 9회까지 공격뿐아니라 수비에서도 좋은 집중력 유지했고 투수들도 자신이 맡은 역할 잘 하면서 점수차 유지해줬다. 선수 자신에 대한, 팀 서로간에 대한 믿음이 오늘 많이 성장한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안치홍에 관해서도 "안치홍 선수가 경기 초반 실수 나오면서 수비적으로나 공격적으로 좀 풀리지 않은 경기였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 유지하며 끝내기를 쳤다"라며 칭찬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