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홈런-20도루' 최초 잠실 유격수의 감격, "이름 석자 내세울 만한 성적이 늘 없었다..." [잠실 톡톡]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9.14 00: 12

"멋지게 슬라이딩으로 달성하고 싶었는데..."
LG 오지환이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오지환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이승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LG오지환이 13일 두산전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고 구단 매니저가 선물한 사탕 목걸이를 걸고 인터뷰에 응했다. /orange@osen.co.kr

이어 문보경 타석에서 2구째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원바운드 폭투가 되면서 포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2루로 송구하지 못했다. 오지환은 2루 베이스를 여유있게 밟았다. 시즌 20번째 도루. 
23홈런을 기록 중인 오지환은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웠다. 오지환은 2016년 20홈런-17도루로 아쉽게 20-20은 이루지 못했다. 6년 만에 다시 20홈런을 넘어섰고, 2020년 이후 2년 만에 20도루에 성공하면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56번째 기록이자, LG 타자로는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송구홍(1992년), 김재현(1994년), 이병규(1999년)에 이어 오지환이 4번째 타자가 됐다. 
유격수로는 역대 6번째 기록이다. 오지환에 앞서 20-20을 달성한 유격수는 이종범(1996, 1997년), 강정호(2012년), 김하성(2016, 2020년) 3명뿐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로는 오지환이 처음이다.
경기 후 오지환은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팀이 그런 상황에서 작전에 의해 뛰어야할 상황에서 살았다. 내가 생각한 그림과는 달랐다. 멋지게 슬라이딩을 해서..그런 것을 생각했는데 조금 아쉽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내 앞에 했던 하성이나 정호 형, 이종범 선배까지 거론돼서 얼마나 대단했는지 느껴진다. 그 분들을 소환해서 무척 뜻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LG 선수로는 23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오지환은 "오래 걸렸는데,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분 좋다. 한 팀에서 있다 보니, 또 아버지가 되니까 자식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또 오지환은 "이 자리를 빌어서 타격 코치님들, 스승님께 감사하다. 줄곧 기회를 받았는데 이름 석 자를 내세울 만한 성적이 늘 없었다. 그런 점에서 감사하다. 현수 형에게도 감사하다. 위기가 많았는데, 나보다 훨씬 경험 많은 선배의 조언을 받고 고민했던 것 중에서 골랐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시즌을 치르며 좋은 영향을 받아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파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홈런 숫자가 늘어났고, 중심타선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오지환은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한 유격수의 상인 것 같다. 타율은 좀 낮더라도 두 자리 숫자 홈런 치고, 20홈런까지 치면서 주전으로서 역할을 생각했다. 타율까지 좋으면 더 좋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아쉬움도 있다. "초반 안 좋았던 2달이 너무 아깝다. 계속 생각난다. 초반부터 잘 했다면 2할8푼에 27홈런 이런 숫자는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