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안치홍이 결자해지를 완성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8로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3연패를 탈출했다.
이날 롯데의 실점 대부분은 실책, 폭투와 연관되어 있었다. 1회 3실점을 하는 과정은 4연패 엔딩의 복선이었다. 1회초 선두타자 추신수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2루수 안치홍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며 포구 실책을 범했다. 뒤늦게 1루에 송구를 했지만 추신수의 발이 더 빨랐다.
선발 투수인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도 덩달아 흔들렸다. 추신수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한 뒤 최지훈의 희생번트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자신의 앞으로 오는 평볌한 번트 타구였지만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며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최지훈에게 다시 2루 도루, 최주환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롯데는 실책이 빌미가 된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냈다. 무사 만루에서 한유섬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 후안 라가레스에게 중전 적시타, 박성한에게 적시 2루타를 연달아 허용하면서 3실점 했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스트레일리와 롯데에 고난이었던 1회가 끝났다.
하지만 이대호가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대호는 1회말 1사 2루에서 SSG 에이스 윌머 폰트의 151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은퇴 시즌에 완성한 20홈런이었다. 통산 11번째 20홈런 시즌이기도 했다.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린 롯데다.
하지만 롯데는 되살린 분위기에서 다시 폭투와 실책을 범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4회초 1사 후 김성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폭투가 나오면서 2루까지 주자를 내보냈다. 이재원을 삼진 처리했고 김재현은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이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타구를 잡은 3루수 한동희의 송구가 불안했다. 한동희의 송구는 원바운드로 향했고 1루수 경험이 많지 않은 전준우는 이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한동희의 송구가 잘못됐고 전준우의 포구도 아쉬웠다. 결국 하지 않아도 될 실점을 하면서 2-4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5회에도 롯데는 추가 실점을 했다. 2-5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자 롯데는 다시 한 번 이대호가 구세주로 등장했다. 5회말 2사 3루의 기회에서 이대호가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3-5로 추격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그런데 이대호가 간신히 만들어 낸 의지를 꺾은 것은 동료들이었다. 6회초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재현을 희생번트, 추신수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2가 3루를 만들었다. 한 고비만 넘기면 됐다. 그러나 2사 3루 최지훈 타석 때 포수 정보근의 안일한 블로킹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게 했다. 허망한 실점이었다. 3-6으로 벌어졌다.
6회말 대타 지시완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롯데였지만 이미 자멸의 수순을 밟으며 내준 실점을 다시 되돌려 받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4-8까지 격차가 벌어진 상황, 이대호의 4안타 원맨쇼로 위안을 받아야 하는 듯 했다.
그러나 9회말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렉스의 스리런 홈런으로 추격했고 이대호의 좌전안타, 전준우의 2루타, 추재현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운명의 장난처럼 1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안치홍의 타석. 안치홍의 결자해지 성공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결국 안치홍은 이것을 해냈다. 롯데의 대역전극은 안치홍의 결자해지로 완성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