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톱타자 박찬호가 2022시즌 최고 에이스 키움 안우진과 14구 승부를 펼치며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상황은 이랬다. 1-2로 아슬아슬하게 뒤지고 있는 5회. 2사 1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KIA 박찬호는 안우진의 직구-직구-슬라이더에 1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 몰렸다.
박찬호의 ‘용규놀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5연속 커트 신공으로 파울을 만들어냈다. 이후 직구 볼을 골라내며 2-2. 다시 커브를 커트하며 10구까지 안우진의 투구를 늘렸다. 슬라이더를 참아내며 11구.
안우진은 11구부터 14구까지 계속 고속 슬라이더를 뿌렸다. 리그 최고 투수의 자존심이 엿보였다.
12-13구 2연속 커트로 챔스필드를 뜨겁게 만든 박찬호. 결국 14구 슬라이더에 헛스윙하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홈 팬들은 박찬호를 향해 뜨거운 격려의 환호를 보냈다. 상대 에이스의 진을 빼놓은 박찬호의 투혼에 매료된 것이다.
온 힘을 짜낸 박찬호는 타석에 주저앉아 아쉬움의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14구 승부를 펼친 키움 포수 이지영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너털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경기는 7회말 현재 키움이 2-1로 앞서고 있다. 안우진은 7이닝 1실점 110구 투구. 8회 등판은 어렵게 됐다.
박찬호의 14구 승부가 없었다면 안우진의 질주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