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2학년 원상현이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8⅓이닝 아트피칭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원상현은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등학교와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5구 역투로 결승전 승리투수가 됐다.
부산고 박계원 감독은 대망의 결승전 선발투수로 2학년 원상현을 낙점했다. 경기 전 만난 박 감독은 “5이닝 정도 던져주면 수월한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결국 오늘 경기는 3점 싸움이 아니겠나. 우리 팀은 어떤 투수가 나가도 기대할만한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다”라고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원상현은 이번 대회 총 4경기에 나서 13⅔이닝 동안 단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66의 압도적 투구였다. 특히 8일 봉황대기 최다 우승팀(5회)인 북일고와의 준결승전에서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29년만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5이닝만 소화해도 수월한 경기를 예상했던 박 감독. 원상현은 사령탑의 기대를 뛰어넘어 완봉급의 역투를 펼쳤다. 3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를 끌어올린 그는 4회 선두 정재우의 볼넷과 이찬서의 희생번트로 첫 득점권 위기에 처했지만 허를 찌르는 견제사로 2루주자 정재우를 지워냈다. 이후 황우영의 2루타로 처한 2사 2루서 김예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5회 2사 1루 무실점에 이어 6회에는 수비 도움을 받았다. 1사 후 정재우의 볼넷에 이어 이찬서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연준원이 빨랫줄 같은 3루 송구로 1루주자 정재우를 잡아냈다. 이어진 2사 2루 위기는 황우영을 1루수 땅볼로 잡고 극복.
7회에는 선두 김예준의 볼넷과 정예건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처했지만 이강과 박채운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이어진 8회는 손쉬운 삼자범퇴였고, 완봉승에 도전하던 9회 1사 후 황우영 타석 때 투구수 105개 제한에 걸리며 성영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부산고는 원상현의 엄청난 호투에 힘입어 강릉고를 꺾고 1993년 이후 29년 만에 통산 4번째(1985, 1986, 1993, 2022) 봉황대기 정상에 올랐다. 추신수, 정근우 등 1982년생이 활약했던 2000년 대통령배 우승 이후 22년 만에 전국대회를 제패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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