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에 졸았던 78세 노감독 "건강 문제없다, 그런데…" 복귀 주저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13 05: 17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 사령탑 토니 라루사(78)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의 현장 복귀 날짜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라루사 감독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강 문제로 지난달 31일부터 자리를 비운 뒤 2주 만에 취재진을 만났지만 유니폼이 아닌 사복 차림이었다. 
현장 복귀가 아니었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루사 감독은 1980년대 오클랜드 사령탑 시절 에이스 투수였던 데이브 스튜어트의 등번호 34번 영구 결번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구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감독과 선수로 198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도 사장과 단장으로 한 배를 탔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니 라 루사 감독. / dreamer@osen.co.kr

하지만 현지 언론에선 라루사 감독의 현장 복귀 여부에 관심을 드러냈다. 라루사 감독은 “비교적 간단한 심장 문제다. 건강은 문제없다. 시카고에서 검진 이후 애리조나로 간 것은 1990년대부터 신체 검사를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찾았고, 이제 힘을 되찾기만 하면 된다”고 몸 상태를 자신했다. 
그러나 현장 복귀 시점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라루사 감독은 “언제 덕아웃에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많은 부분이 전문가들에게 달려있다. 지금은 불확실하다”며 확답을 피했다. 
만 78세로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그는 올해 경기 중 꾸벅꾸벅 조는 장면이 포착될 만큼 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라루사 감독은 상세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심장박동기 삽입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전 스프링 트레이닝 때도 비슷한 문제를 다뤘다. 
[사진] 토니 라루사 감독(오른쪽)이 오클랜드에서 영구 결번식을 가진 데이브 스튜어트와 웃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루사 감독이 현장 복귀를 주저하는 이유는 공교롭게도 그가 자리를 비운 뒤 팀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라루사 감독 이탈 후 미겔 카이로 벤치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13경기에서 9승4패로 순항 중이다. 5할 승률을 회복하며 72승69패를 마크,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73승65패)에 2.5경기차 2위에 오르면서 지구 우승과 함께 포스트시즌 희망을 이어나가고 있다. 
라루사 감독은 “그동안 모든 경기를 지켜봤다. 하나로 뭉친 모습이 보기 좋았다. 팀이 플레이오프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면서 “유니폼을 입을 때가 됐다고 말하기 전까지 유니폼을 입을 계획이 없다”는 말로 현장 복귀에 신중함을 보였다. 
5회말 2사 1루 상황 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니 라 루사 감독이 선발 루카스 지올리토를 강판시키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난 1979년 화이트삭스에서 시작해 올해로 35번째 감독 시즌을 보내고 있는 라루사 감독은 오클랜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거치며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감독으로 역대 두 번째 많은 2893승을 거둔 명장. 2014년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지만 지난해 화이트삭스 지휘봉을 잡고 10년 만에 현장 복귀했다. 첫 해 화이트삭스를 13년 만에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올해는 5할 승률 언저리를 오가며 고전했다. 한 박자 늦은 선수 교체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작전으로 화이트삭스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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