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아픈 손가락’ 차우찬과 함덕주가 오랜 공백을 딛고 2군 경기에 드디어 등판했다. 최상의 몸 상태는 아니다. ‘가을야구’ 복귀를 언급하기는 이르다. 다시 공을 던진 것이 희망적이고 의미있다.
차우찬과 함덕주는 퓨처스리그에서 릴레이 등판했다. 차우찬은 지난 10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2군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⅓이닝(28구) 무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이후 무려 13개월 만에 실전 경기였다.
함덕주는 11일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2군과 경기에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6-5로 앞선 7회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11일 2군 등판 후 정확히 3개월 만에 복귀였다.
두 투수 모두 아픔을 딛고 일어섰다. 차우찬은 13개월 만에 마운드 복귀였다. 지난해 8월말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뒤 어깨 부상을 당했다. 결국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어깨 수술을 받고 귀국했다.
1년 정도 재활이 걸린다는 예상이었고, 올 여름까지만 해도 LG 내부에서는 차우찬의 올 시즌 1군 복귀는 힘들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따른 결과 복귀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은 2군 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34km까지 나왔다. 류지현 감독은 1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차우찬에 대해 “등판 후 회복 속도 및 몸 상태를 봐야 하고, 투구수와 구속 모두 더 좋아져야 한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니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겨울 동안 재활을 마치고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었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불펜 투수로 뛰면서 13경기(12⅔이닝)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5월초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통해 선발 투수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뜻을 피력했고, 2군에 내려가 선발 전환을 준비했다. 5월 11일 KT 2군과의 경기(1⅔이닝)에 처음 선발 등판하고서 부상으로 이탈했다. 통풍과 팔꿈치 통증으로 복귀까지 시간이 길어졌다. 3개월 만에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시즌 막판 1위 추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순위 경쟁 중에는 차우찬과 함덕주에게 1군 기회가 주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1군 불펜 자원이 탄탄하고, 각자 자신들이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제 복귀전를 치른 차우찬과 함덕주의 구위가 예전 수준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구속과 투구 수, 연투 등 차례차례 넘어야 할 단계가 있다.
차우찬은 2016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LG와 4년 최대 95억원에 계약했다. 2020시즌 7월말 어깨 부상으로 남은 시즌을 쉬었고, 시즌 후에는 FA 자격을 재취득해 LG와 2년 최대 20억원(보장액은 6억원, 옵션이 14억원이었다)에 계약했다.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난다. 복귀 후 건강한 몸을 보여줘야 내년을 기약할 수 있다.
함덕주는 지난해 3월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다. 한 달이 좀 지나자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9월에 복귀하면서 시즌 16경기 등판에 그쳤다. 트레이드 2년차인 올해도 부상 이탈과 복귀를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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