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최정, 박병호 등 주축선수 부상에 상위권팀들 초긴장
-LG도 박해민 파울타구에 맞자 화들짝, KIA는 현재 전력 유지에 심혈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
군대에서 말년 병장들이 제대를 앞두고 몸가짐을 조심할 때 듣는 말이다. 시즌 막판으로 접어든 프로야구에서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서 풍성한 가을걷이로 시즌을 마무리하기 위한 상위권 팀들의 감독 심정이 말년 병장과 비슷하다.
지금 당장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싸움을 위해 한 경기 한 경기도 중요하지만 우승을 향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할 가을야구에서 실력발휘를 해야하기에 감독들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우려에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지난 10일 kt 주포이자 홈런타자인 박병호가 키움과의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뜻하지 않게 부상을 당하자 이강철 kt 감독이 ‘아~’하며 탄식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부상 당한 박병호보다도 더 안타까운 표정일 정도였다. 박병호가 타선에 있고 없고는 가을야구에서 팀공격력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겨울 FA 박병호를 영입, 올 시즌 강타자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훌륭하게 공백을 메워준 선수가 박병호였기에 이 감독은 마치 자신이 부상 당한 것처럼 아파한 것이다.
박병호를 비롯해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짓은 팀들에서 주축 선수들이 잇단 부상으로 소속팀 감독들을 걱정케하고 있다. 2위 LG에게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선두 SSG 랜더스는 주포이자 3루수인 최정이 몸에 맞는 볼을 맞고 부상으로 빠져 있어 코칭스태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최정은 워낙 몸에 맞는 볼이 많은 선수이지만 이번에는 피말리는 선두 싸움의 와중에 당한 부상이라 뼈아프다. 최정은 최정은 지난 7일 LG전에서 연장 11회 정우영의 투구에 오른쪽 손목을 맞고 교체됐다. 다행히 골절은 피했지만 11일 한화전까지 4경기를 쉬어야 했다.
kt 위즈와 3위 자리를 놓고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도 공수에서 핵인 2루수 김혜성이 부상으로 빠져 비상이다. 김혜성은 지난 3일 SSG와 경기에서 1루로 전력질주하다 투수와 부딪히면서 왼쪽 중수골 골절상을 입었다. 골절상으로 당장은 경기 출전을 못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다. 키움은 또 우완 에이스 안우진이 찰과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는 등 불펜의 필승조 투수들도 이런 저런 부상으로 빠져 있어 걱정이다.
1위 SSG을 막판 몰아붙이고 있는 2위 LG도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톱타자 박해민이 3회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무릎부위를 맞고 쓰러져 덕아웃을 일순간 정적에 빠트렸다. 맞는 순간 구심이 트레이너를 급하게 부를 정도로 심각해 보였으나 다행히 박해민은 큰 부상없이 털고 일어나 벤치를 안도케했다. 올해 FA 계약으로 이적해와 LG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해민이 빠진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악몽이다.
5위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는 KIA는 시즌 중반 슬럼프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필승조‘JJJ(전상현-장현식-정해영)’ 라인 순차적으로 돌아오며 전력화되고 있고 타선에서도 주축 선수들이 부상없이 잘 돌아가고 있어 안도하고 있다. KIA로서는 투타에서 ‘완전체 전력’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 5위의 반란을 보여주려고 한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할 시점에 부상을 당하면 선수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엄청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을야구에서 승리하고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부상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특히 팀전력의 핵인 선수의 존재 여부가 승부에 결정적이기에 감독들은 가을야구가 다가오면서 더욱 더 노심초사이다.
‘제발 부상 선수 없이 시즌이 무사히 끝났으면...’하는 바람이 지금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는 상위권 감독들의 똑같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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