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당황스럽네요."
NC 다이노스 노진혁이 2경기 연속 결정적인 홈런으로 5위 추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노진혁은 11일 사직 롯데전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2-1로 역전한 3회초 1사 2,3루에서 박세웅의 124km 커브를 공략해 우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10일) 경기에서도 8회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이날 역시 초반 흐름을 좌우하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지난 4일 한화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7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괴력이다. 팀도 이번 주 덩달아 6연승을 달렸다. 노진혁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
노진혁은 경기 후 "저는 공이 수박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치는 순간 공이 계속 멀리 날아가고 담장을 넘어가니까 나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라면서 "오늘 박세웅 선수가 변화구를 많이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초구 커브가 들어오고 그게 좀 머리 속에 들어온 것 같다. 이전에는 낮은 볼이었는데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면서 눈에 익어서 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노진혁의 홈런에 앞서 주자들의 센스도 돋보였다. 특히 2루 주자 양의지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 째 커브를 던질 타이밍을 노려서 기습적으로 3루 도루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공도 원바운드 폭투가 되면서 1루 주자 마티니도 2루까지 갈 수 있었다. 병살의 위험에서 벗어났고 노진혁은 마음 편히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었다.
그는 "(양)의지 형이 센스 있게 뛰어줘서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심리적으로 편해진다. 병살의 부담이 없어지면서 편안하게 들어섰던 게 홈런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전반기 내내 부진했고 주장의 부담을 짊어졌던 노진혁은 비로소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주장을 내려놓은 뒤 공교롭게도 맹타다. 그는 "시즌 초반에 부진했을 때는 이런 타격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잘 쳐본적이 없는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정말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라면서 현재 상황을 전했다.
5위 KIA와 격차도 줄였다. 그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는 "5위를 하면 좋겠지만 KIA가 못하고 우리가 잘해야 한다. 그런 것 신경쓰지 않고 마지막까지 재밌게 하고 싶은 게 저의 소망이고 큰 희망이다"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