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를 데려왔다.
KIA 타이거즈가 대체 투수 잭팟을 터트렸다. 토마스 파노니(28)은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문학경기에서 7이닝동안 단 2안타 1볼넷만 내주고 6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는 완벽투를 펼쳤다. 16-9 대승을 이끌고 기분좋은 3승을 따냈다. 팀도 3연승을 달리며 5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시종일관 주도권을 쥐고 선두 SSG 타선을 상대했다. 보더라인을 이용하는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직구와 커터를 중심으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5km를 찍었다. 130km대 후반 커터와 110km대 커브를 섞어던지는 완급투에 SSG 타자들이 완전 제압을 당했다. 구속을 보고 만만하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칠 것 같았는데 공략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파노니는 로니 윌리엄스 대신 도중 입단했다. 대형투수가 아니어서 큰 기대는 없었다. 부상으로 33일간이나 자리를 비운 로니 대신 선발로테이션을 잘 수행하고 5이닝 이상을소화하는 것이 바램이었다. 여기에 퀄리티스타트를 해주면 최상이었다. 그런데 10경기, 9구단을 모두 상대하면서 단순히 통한다는 것이 아니라 에이스급 성적을 내고 있다.
10경기 평균자채점 1.97를 기록 중이다. 평균 6이닝(59⅓이닝)을 던졌다. 6번의 퀄리티스타타를 작성했고, 이 가운데 세 차례는 7이닝 2자책 미만의 호투를 했다. 피안타율 2할2푼4리, WHIP도 1.10이다. 9이닝당 삼진 8.19, 볼넷은 2.43. 피OPS .563를 기록했다. 리그 최상위급 수치이다.
10경기 가운데 데뷔전이었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4⅓이닝 4자책점을 기록한 이후 9경기 연속 2자책점 미만으로 투구를 끝내고 있다. KIA 구단 역사상 대체 외인 투수 가운데 최상급의 성적을 내고 있다. 으뜸 대체투수로 평가받은 2005년 세스 그레이싱어를 압도하는 성적이다.
파노니는 후반기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켜주며 팀의 5강행에 결정적인 힘을 보태고 있다. KIA가 1승1패 전략으로 5강 수성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든든한 선발진에 있다. 그 선발진의 기둥노릇을 하고 있다. KIA는 천적 SSG를 상대로 2승10패로 당한 이후 3연승을 거두고 있다. 3연승 과정 중 2승에 기여했다.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투수들 시즌 도중에 데려온 KIA는 로또를 맞은 격이나 다름없다. 본인의 의중이 중요하겠지만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남은 시즌 5강 수성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활약도 기대받고 있다. 파노니가 KIA에게 가을의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