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수 백정현(35)이 지긋지긋한 12연패에서 탈출한 이후 평균자책점 ‘0’로 달라졌다. 9월 들어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고, 단 1점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백정현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까지 2-0의 근소한 리드를 잘 지켜냈고, 삼성이 4-0으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2승째다.
백정현은 올 시즌 8월까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27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FA를 앞둔 시즌에 뛰어난 성적을 거둔 덕분에, 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4년 최대 3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그런데 개막 후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대량실점이 잦아지면서 패전만 늘어났다. 모처럼 퀄리티 스타트로 잘 던진 날에는 팀 타선이 침묵하면서 노디시전이 되거나 패전을 안기도 했다. 5월말부터 7월말까지는 7경기 연속 내리 패배를 당했다. 8월말까지 18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승리없이 12연패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00이었다.
백정현은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고, 타선도 힘을 내 4-1로 승리하면서 드디어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1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전반기 부진할 때 익스텐션이 지난해보다 짧고, 제구와 로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백정현은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기에 안정된 제구력이 최우선이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2군에 내려가 재정비를 하고 후반기를 시작했다. 후반기 첫 등판인 7월 26일 한화전에서 5회 이진영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았다. 타박상으로 교체됐는데, 4⅓이닝 2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타박상 부상을 치료하고 복귀한 8월 14일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이 리드를 날리며 역전패하면서 백정현의 첫 승은 날라갔다. 승리는 무산됐지만, 조금씩 지난해 구위를 회복해 갔다.
8월 21일 NC전에는 5⅓이닝 2실점으로 괜찮은 투구내용을 보였지만 노진혁의 헬멧을 맞춰 헤드샷 퇴장으로 더 길게 던지지 못했다. 게다가 득점 지원을 1점도 받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8월부터 구위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9월 들어 2경기 1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2연승을 거두고 있다. 8월 이후로는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5(28⅓이닝 6실점)으로 대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백정현은 9일 경기 후 “최근 연습하는 구종이 있는데 오늘 전체적으로 잘 들어간 것 같다.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시즌 끝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나긴 12연패 아픔을 겪었지만, 시즌 막바지에 지난해 보여준 믿음직한 선발의 모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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