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클레멘츠(64) 한화 수석코치는 1958년생으로 올해 등록된 KBO리그 감독, 코치 중에서 최고령이다. 스캇 플레처 SSG 퓨처스 총괄코치도 같은 1958년생이지만 5월생 클레멘츠 코치가 7월생 플레처 코치보다 생일이 빠르다.
클레멘츠 코치는 지난 3월 고령의 나이에도 한국행을 결심한 것에 대해 “내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새어봐야 할 것 같다”며 웃은 뒤 “이 나이에 한국에 오면 안 될 이유가 있는가. 그동안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코치를 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고 자신했다.
현역 시절 우타 1루수로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3홈런을 기록했던 클레멘츠 코치는 은퇴 후에도 마이너리그 감독과 코치로 일했다. 2019년부터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 LA 지역 TV 및 라디오 방송 해설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현장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2008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더블A 버밍햄에서 감독과 타격코치로 함께 일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마침 한국행을 제안했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KBO리그 중계를 하며 한국야구에 관심을 가졌던 클레멘츠 코치도 큰 고민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클레멘츠 코치는 한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이달 초부터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건강 악화 탓이었다. 최근 병원에서 정밀검사 결과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아 미국 자택에서 휴식 및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클레멘츠 코치는 원정 숙소에서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LA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화는 잔여 시즌 따로 수석코치를 두지 않고 각 파트별 코치들이 역할을 분담키로 했다.
KBO리그 코치는 보통 1년 단기 계약을 한다. 클레멘츠 코치 계약도 자동 만료됨에 따라 1년도 안 되는 짧은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월 거제 스프링캠프부터 8개월 정도 한국에 머문 클레멘츠 코치는 많은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거리감 없이 편하게 소통하며 수베로 감독을 보좌했다.
지난 6월16일 대전 롯데전에선 심판 판정에 격분한 하주석이 덕아웃에 던진 헬멧이 구조물을 맞고 튀어나와 클레멘츠 코치 뒤통수를 맞힌 일도 있었다. 이 사건으로 하주석이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클레멘츠 코치는 “야구를 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감싸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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