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3개로 무너질 것 같았던 LG가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승했다. 1위 SSG와 격차를 다시 4경기로 좁히며 끈질기게 추격을 이어간다.
LG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를 6-3으로 역전승했다. 경기 중반까지 수비에서 구멍이 뚫리며 어이없게 자멸했고, 7회까지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8회 동점을 만든 뒤 9회 3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2회부터 수비가 흔들렸다. 김웅빈의 내야를 살짝 벗어난 뜬공 타구를 2루수 로벨 가르시아가 놓치면서 포구 실책을 범한 게 시작. 실책 이후 실점 없이 2회를 넘어간 김윤식은 그러나 3회 스스로 견제 송구 실책을 범했다. 선두 이정후에게 우측 2루타를 맞은 뒤 야시엘 푸이그를 삼진 처리했지만 김웅빈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 악송구가 나왔다. 2사 3루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1,3루가 됐다.
결국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번에도 실책이 나왔다. 키움 1루 주자 김웅빈이 견제에 걸리면서 런다운된 사이 LG 내야는 이정후를 체크하기 위해 3루로 공을 넘겼다. 그 사이 김웅빈이 2루로 들어갔는데 LG 3루수 문보경의 송구가 외야로 빠졌다. 이정후가 홈을 밟으면서 허무하게 선취점 허용. 계속된 1사 1,2루에서 김윤식은 송성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LG는 6회초 채은성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6회말 바로 1점을 내줬다. 구원 이우찬이 김휘집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폭투를 던져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송은범으로 다시 투수를 바꿨지만 이지영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1점을 내줬다. 득점 후 바로 실점하면서 경기 흐름을 키움에 완전히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강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LG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한현희가 내려간 뒤 8회 키움 불펜을 공략했다. 구원 김선기 상대로 박해민의 중전 안타, 홍창기의 좌중간 1타점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은 LG는 김현수가 2루 땅볼, 채은성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오지환이 바뀐 투수 김재웅에게 초구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3-3 균형을 맞췄다. 김재웅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분위기를 탄 LG는 9회 역전에 성공했다. 1사 후 대타 이재원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해민이 결승타를 터뜨렸다. 홍창기의 1타점 2루타,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스코어를 벌렸다. 3점차 리드에서 마무리 고우석이 경기를 끝내면서 역전승이 완성됐다.
LG는 지난 6~7일 잠실 SSG전에서 1패1무로 승차가 4경기에서 5경기로 벌어졌다. 격차를 단번에 좁힐 수 있는 기회를 날리면서 1위 싸움도 그대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SSG가 8~9일 인천에서 KIA에 연이틀 패한 사이 LG가 연패를 끊고 이날 승리와 함께 다시 4경기 차이로 좁혔다.
4경기 차이는 크지만 최근 양 팀의 흐름을 보면 마지막까지 섣부른 예측을 하기 어렵다. 2019년에도 두산이 잔여 25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1위 SK에 6.5경기 뒤진 2위였지만 마지막 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3년 전 두산과 남은 경기는 같은데 격차는 더 적다. 2019년 트라우마가 있는 SSG로선 끈질기게 따라붙는 ‘추격자’ LG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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