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거포 듀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런 저지(30)가 벌써 55홈런을 치며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5년 전 59홈런을 쳤던 지안카를로 스탠튼(33)는 커리어 최악의 시즌으로 추락 중이다.
스탠튼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선발 제외 후 8회 대타로 등장했다. 3-4로 따라붙은 2사 1,3루 찬스. 혹시 모를 한 방을 기대했던 양키스 홈 관중들이 탄식과 야유를 내뱉는 데 필요한 공은 9개였다. 풀카운트에서 좌완 케일럽 틸바의 낮은 커브에 배트가 헛돌아 삼진 아웃. 양키스는 9회 끝내기 찬스도 놓치면서 미네소타에 3-4로 무릎을 꿇었다.
스탠튼은 지난 7월24일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한 달간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달 26일 복귀했지만 이날까지 11경기 39타수 4안타 타율 1할3리 무홈런 3타점 5볼넷 10삼진 OPS .315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부상 이후 전혀 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미네소타전에도 6회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아 8회 대타로 교체됐고, 8일 더블헤더는 통째로 쉬었다. 7일 경기도 선발 제외 후 대타로 나섰지만 삼진을 당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까지 스탠튼은 시즌 91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328타수 70안타) 24홈런 64타점 출루율 .296 장타율 .451 OPS .747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0년 빅리그 데뷔 후 모든 비율 기록이 커리어 최저. 홈런도 최근 16경기(14선발), 62타석 연속 없다.
스탠튼은 저지에 앞서 먼저 60홈런에 도전한 대형 거포였다. 지난 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 내셔널리그 첫 홈런왕(37개)에 올랐고, 2017년에는 59홈런을 폭발해 MVP까지 차지했다. 가치가 최고조였던 그때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 하락세가 시작됐다.
2018년 이적 첫 해에만 158경기 타율 2할6푼6리 38홈런 100타점 OPS .852으로 활약했을 뿐 2019년 18경기, 2020년 23경기 출장에 그쳤다. 다리, 어깨, 무릎, 햄스트링 등 각종 부위를 다치면서 유리몸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139경기 타율 2할7푼3리 35홈런 97타점 OPS .870으로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올해는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스탠튼은 지난 2014년 11월 마이애미와 13년 3억2500만 달러 초장기 연장 계약을 했다. 2020시즌 후 FA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이 있었지만 실행을 하지 않으면서 2027년까지 계약이 이어진다. 올해 연봉 2900만 달러로 내년부터 5년간 1억5300만 달러 잔여 연봉이 남아있다. 2026~2027년 연봉 중 2000만 달러는 마이애미가 부담하지만 양키스가 스탠튼의 남은 연봉 대부분 지불해야 한다. 갈수록 성적은 떨어지는데 계약이 끝날 때까지 까마득하게 남아있다. 양키스에는 그야말로 재앙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