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해 겨울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외야수)의 재계약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데뷔 첫해 14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553타수 158안타) 29홈런 97타점 102득점 9도루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성적만 좋은 게 아니었다. 그라운드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하지만 고질적인 발바닥 통증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발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좌익수보다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더 많았다. 수비 이닝은 295⅓이닝에 불과했다.
삼성은 발바닥 리스크를 안고 피렐라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40만 달러 등 최대 총액 120만 달러의 조건에 재계약했다.
삼성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피렐라는 8일 현재 11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1리(464타수 158안타) 24홈런 93타점 85득점 13도루로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정규 시즌 MVP로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수비 이닝은 836⅓이닝으로 팀내 선수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피렐라는 “처음에 치료받을 때 엄청 아팠다. 최대한 발을 안 쓰고 회복하는데 많이 신경썼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하고 있다. 스파이크와 깔창을 새로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팀과 트레이닝 파트의 공조가 피렐라의 커리어 하이 시즌 완성에 이바지했다.
국제팀과 트레이닝 파트는 피렐라가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이에 트레이닝 파트는 발바닥 치료는 물론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 및 식단 관리를 통해 피렐라를 케어했다.
피렐라의 활약은 김현규 1군 수석 트레이닝 코치를 비롯한 1군 트레이닝 파트의 노력 덕분인 셈.
구단 관계자는 “매달 피렐라의 몸무게, 체지방률, 체성분 등을 체크해 기준 수치를 유지하도록 했다. 단순히 살만 빼는 게 아니라 근육량과 체지방률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했다. 시즌 중 식단 관리를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피렐라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기준 수치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한 덕분이다.
또 “피렐라의 근육량은 늘어나고 체지방률이 낮아지니 식사량을 늘려도 살이 안 찐다. 그만큼 잘 관리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연어 샐러드 등 단백질 위주로 먹고 탄수화물 음식의 비중을 줄인 게 효과적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