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양의지(35·NC)의 것이 될 듯하다. 올 시즌 포수 골든글러브도, 시즌 후 FA 최대어도 양의지를 가리키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 8일 수원 KT전에서 1회 시작부터 선제 스리런 홈런을 치며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7일) 창원 두산전에도 5회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맹타. 양의지의 분투로 3연승을 달린 7위 NC는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양의지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으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4월말에는 상대 투수 공에 발가락에 맞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5월7일까지 23경기 1할대(.197) 타율에 허덕였지만 양의지는 양의지였다. 5월 중순부터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시작해 8월 한 달간 타율 4할3리(67타수 27안타) 6홈런 22타점 OPS 1.249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8월 KBO 월간 MVP에 선정됐고, 9월에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새 시즌 성적도 106경기 타율 2할8푼1리(356타수 100안타) 18홈런 77타점 출루율 .384 장타율 .489 OPS .873으로 올라왔다. 모든 기록이 10개팀 포수 중 최고다. 장성우(KT)가 개인 최다 15홈런을 터뜨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양의지에게 모든 타격 기록에서 추월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지명타자 출장 비율이 높았던 양의지는 올해 다시 포수로 뛰고 있다. 도루 저지율(.366)도 500이닝 이상 마스크를 쓴 포수 11명 중 3위로 상위권이다. 지난해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았지만 올해는 포수로 탈환할 게 유력하다. 2014~2016년, 2018~2020년에 이어 개인 7번째 포수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김동수와 함께 포수 부문 최다 수상자가 된다.
골든글러브와 함께 두 번째 FA 대박도 예약했다. 양의지는 지난 2018년 12월 두산을 떠나 4년 125억원에 NC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겨울 FA 최고 대우를 받았고, 4년간 꾸준하게 특급 성적을 내며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나이가 4살이나 더 먹어 30대 중후반이 됐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포수다.
올 겨울 FA 포수로 첫 자격을 얻는 박동원(KIA), 유강남(LG), 박세혁(두산)이 있지만 양의지는 이들과 달리 2차 FA에 따른 B등급으로 보상선수가 A등급(20명)보다 5명으로 많다. 보상금 역시 직전 연봉의 최소 100%, 최대 200%로 A등급(200~300%)보다 낮다. 올해 양의지의 연봉은 10억원이다.
다른 포지션을 봐도 양의지만한 예비 FA 선수가 없다. 1루수 채은성(LG)이 최대어로 급부상 중이지만 타격 성적으로는 양의지와 비슷하다. 만 20대 FA 투타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한현희(키움), 박민우(NC)의 올해 성적도 예년보다 떨어진다. 양의지가 FA 최고액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역대 KBO리그에서 1~2차 FA 모두 그해 최고 대우를 받은 선수는 지금껏 없다. 강민호(75억원-80억원), 최정(86억원-106억원), 김현수(115억원-115억원), 김광현(85억원-151억원)이 1차 또는 2차 FA로 최고 대우를 받았지만 1~2차 전부는 아니었다. 양의지라면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