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덜 됐다”던 1차지명 루키도 데뷔…두산은 내일을 준비합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9.08 05: 25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멀어진 두산이 본격적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젊은 투수들이 잇따라 경험을 쌓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준비가 덜 됐다던 1차지명 신인 이병헌까지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가을을 앞둔 시기에 리빌딩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이병헌은 지난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시즌 14차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병헌은 4-11로 뒤진 6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팀의 4번째 투수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등판과 함께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으로 감이 좋은 노진혁을 6구 끝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후 김주원의 사구, 이명기의 우전안타, 서호철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손아섭을 공 3개로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7회 전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긴 그의 투구수는 19개였다.

두산 이병헌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병헌은 데뷔전에서 직구(12개), 슬라이더(6개), 체인지업(1개) 등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였고, 총 투구수 19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11개였다. 1군 첫 경기인 만큼 구속보다는 커맨드와 변화구 구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서울고 특급 좌완으로 불렸던 이병헌은 지난해 8월 KBO 신인드래프트서 2022 두산 1차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7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에 이어 8월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차례로 받고 재활을 진행 중이었지만 151km 강속구와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최고 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이병헌은 기나긴 재활을 거쳐 지난 7월 29일 퓨처스리그 고양전에서 마침내 프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9월 초까지 꾸준히 경기에 나서 9경기(선발 2경기) 2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남겼다.
두산 김태형 감독 / OSEN DB
8월 중순까지만 해도 김태형 감독의 1군 마운드 구상에 이병헌은 없었다. 당시 취재진과 만나 “아직 2군에서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지금 1군에 올려봤자 큰 의미가 없다”라는 시선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마음을 바꿔 3일 이병헌을 전격 1군에 등록했고, “영상을 보니 이전보다 제구력이 잡힌 모습이었다. 1군에서 어떤 느낌으로 던지는 보려고 콜업했다. 나가서 잘하면 좋은 것이고, 안 좋으면 다음을 준비하면 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 로버트 스탁이 4⅓이닝 9실점(7자책)으로 무너지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이병헌을 비롯해 최승용, 전창민, 박신지 등 어린 투수들을 대거 마운드에 올리며 경험치를 주입시켰다. 박웅, 전창민, 최지강, 김동주 등 영건들이 차례로 나섰던 2일 잠실 롯데전에 이어 6일 만에 또 다시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NC 2연전 스윕패로 포스트시즌 희망이 사실상 사라졌다. 5위는커녕 8위 삼성과의 승차도 3.5경기로 벌어지며 8위 도약도 쉽지 않게 됐다. 이제 시즌 종료까지 27경기가 남은 상황. 두산이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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