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피렐라(삼성)의 올 시즌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피렐라는 14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553타수 158안타) 29홈런 97타점 102득점 9도루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지난해 고질적인 발바닥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겨우내 준비를 잘해온 덕분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6일 현재 타율 3할4푼5리(458타수 158안타) 24홈런 93타점 85득점 13도루로 MVP급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외국인 타자의 경우 타격에 더 집중하다 보니 수비와 주루 부문은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피렐라는 수비와 주루를 정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껏 피렐라처럼 열심히 뛰어다니는 외국인 타자는 처음 본다. 기량은 물론이고 여러가지 면에서 그동안 봐왔던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좋은 선수가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7일 대구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피렐라에게 올 시즌 활약 비결을 묻자 “경기 전 루틴대로 잘 준비하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루틴에 대해 “영업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피렐라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작년에 제가 한국에 처음 왔는데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상대 투수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상대팀이 제게 어떻게 승부할 줄 아니까 올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피렐라가 지난해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들어 외야 수비를 많이 하면서 집중력이 향상됐다. 수비를 꾸준히 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졌고 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에 피렐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님의 말씀대로 나도 움직여야 (컨디션이) 올라오고 몸이 뜨거워지면서 타격감이 많이 살아난다. 외야 수비를 소화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난해 발바닥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올해 들어 부상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처음에 치료받을 때 엄청 아팠다. 최대한 발을 안 쓰고 회복하는데 많이 신경썼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하고 있다. 스파이크와 깔창을 새로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피렐라의 말이다.
공격 전 부문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피렐라는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MVP 후보로 거론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생각 안 하려고 한다. MVP를 수상하거나 타이틀을 획득하면 너무 좋겠지만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피렐라가 앞으로 도루 7개를 추가하면 20홈런-20도루에 가입하게 된다. 그 또한 20-20 클럽 가입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20-20 클럽 달성은 욕심이 많이 난다. 모든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제게 기회가 왔으니 그 기회를 꼭 잡고 싶다”.
가족과 함께 있어 더욱 힘이 난다. 피렐라는 “한국에 같이 있으니 너무 좋다. 멘탈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항상 걱정되고 잘 지내고 있는지 보고 싶어 야구에 집중 못할 때도 있는데 같이 있으니까 제가 하고 싶은 야구를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가족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고 행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