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삼성)는 지난 6일 대구 키움전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5회 좌월 1점 홈런을 터뜨리며 역대 15번째 300홈런 및 역대 10번째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포수는 야구의 '3D 업종'이라 불린다. 투수 리드뿐만 아니라 벤치의 작전 지시, 주자 견제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와 충돌하거나 블로킹 등 부상 위험 또한 높은 편. 그렇기에 강민호의 300홈런 달성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강민호는 "우선 건강하게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3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 인생에 남아 있는 기간을 잘 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을 묻자 "많은 홈런 가운데 오늘 홈런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00홈런과 200홈런도 있지만 제가 300홈런 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달성하게 되어 기쁘다"고 대답했다.
또 "어릴 적부터 존경했던 박경완 선배님의 포수 최다 홈런 기록(314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자체 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민호의 300홈런 달성을 존경 가득한 시선으로 지켜봤던 선수가 있다. 포수 김재성이다.
그는 삼성 이적 직후 "강민호 선배님과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다. 선배님은 제주도에서 신적인 존재다. 초등학교 때 선배님을 보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강민호 선배님의 영향으로 포수를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4회 키움 두 번째 투수 이명종을 상대로 우중월 1점 홈런을 터뜨리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첫 아치를 신고한 그는 "경기 전까지 타격 컨디션이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경기를 뛰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 라팍에서 첫 홈런을 기록한 것도 기쁘고 팀 연승에 도움이 돼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롤모델의 대기록 달성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어릴 때부터 우상이자 롤 모델이던 민호 형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 기쁘다. 오늘 300홈런이라는 대기록이 나온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강민호의 300홈런 달성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김재성은 "민호 형과 오랫동안 같이 야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민호 형만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