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9회 투아웃 끝내기 홈런 허용, 무모한 한화 벤치…전력 탓만 할 수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07 10: 28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다. 같은 방식으로 또 끝내기 패배를 당한 한화 벤치가 경기 운영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한화는 지난 6일 수원 KT전에서 잘 싸웠지만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5-5 동점으로 맞선 9회말 2사 2,3루에서 마무리투수 강재민이 KT 장성우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무릎 꿇었다.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장성우와 승부한 게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장성우 타석을 앞두고 호세 로사도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자동 고의4구 대신 승부를 주문했다. 포수 최재훈이 바깥쪽으로 빠져앉아 최대한 조심스럽게 승부했다. 1~2구 연속 바깥쪽 볼을 던진 강재민은 3구째 슬라이더도 바깥쪽으로 넣었으나 높게 들어갔고, 장성우의 배트에 제대로 걸린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9회초 2사 1, 2루 한화 노시환의 동점 1타점 적시타 때 수베로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2.09.06 /ksl0919@osen.co.kr

경기 후 장성우는 “상대 벤치가 (마운드에) 나왔을 때부터 나와 승부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직구로 승부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초구 변화구가 와서 쉽게 승부는 안 하겠구나 싶었다. 투볼이 되는 순간 강재민이 잘 던지는 슬라이더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결과론적으로 한화의 무모한 승부였다. 2사에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장타력이 좋은 장성우와 무리하게 승부할 필요가 없었다. 장성우는 결승타 8개로 승부처에서 결정력이 있는 타자. 게다가 다음 타자가 시즌 타율 1할대(.124)로 부진한 박경수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7회 김민혁 카드를 소모한 KT의 대타 자원도 마땅치 않았기에 더더욱 아쉬운 승부였다. 
6일 오후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9회말 2사 2, 3루 KT 장성우가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22.09.06 /ksl0919@osen.co.kr
비슷한 상황은 얼마 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대구 삼성전에도 4-4 동점으로 맞선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재민이 호세 피렐라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4-5로 졌다. 다음 타자가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예 윤정빈이라 고의4구로 피렐라와 승부하지 않을 수 있었다. 대타 자원으로 김태군이 있었지만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피렐라와 승부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당시 선택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피렐라에게 고의4구를 줬다면 끝내기 홈런을 맞지 않았겠지만 팀의 마무리가 투아웃을 잡은 상황이었다”며 “피렐라는 영웅 심리가 있는 선수가 그런 상황에서 평소에 잘 나오지 않는 코스로도 배트가 쉽게 따라나온다. (강재민에게) 스트라이크보다 볼로 조심스럽게 승부를 하게 했는데 슬라이더가 조금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홈런이 됐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6경기 만에 또 9회 투아웃에 끝내기 홈런을 맞고 졌다. 두 번 모두 투수는 강재민. 피렐라와 장성우 상대로 전부 조심스럽게 바깥쪽 승부를 펼쳤지만 실투가 나왔다. ‘어렵게 승부하라’는 주문만큼 어려운 게 없다. 안전하게 피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수베로 감독과 한화 벤치의 과감하지만 무모한 승부가 결과적으로 또 실패했다. 
앞서 4-1로 앞선 7회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2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진 장시환의 투입 시점과 교체 타이밍도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올 시즌 역전패가 39패로 가장 많은 한화는 1점차 승부에서도 9승20패로 승률(.310)이 가장 낮다. 시즌 승률(37승80패2무 .316)보다 더 낮다. 야구에 정답은 없어도 확률은 있다. 아무리 선수 구성이 약하고, 리빌딩 시즌이라고 해도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잡아야 한다. 한화 벤치의 디테일 부족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화 강재민 투수가 SSG 하재훈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2.06.12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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