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9)가 신인 선수와의 내기에서 졌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외야수 드류 워터스(24)가 그 주인공이다.
워터스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8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5회 트리스턴 맥켄지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쳤다. 초구 한가운데 몰린 커브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데뷔 첫 홈런을 장식했다.
감격적인 데뷔 첫 홈런 순간. 워터스가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엉뚱하게도 같은 팀 투수 그레인키였다. 그라운드를 돌고 홈을 밟은 워터스는 덕아웃에 들어오자마자 그레인키부터 찾았다. 홈런이 나온 순간 덕아웃에 없었지만 잠시 뒤 모습을 드러낸 그레인키에게 워터스는 100달러를 외쳤다.
‘MLB.com’에 따르면 그레인키는 워터스와 홈런 내기를 했다. 지난달 23일 콜업돼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워터스에게 “내가 볼 때 남은 시즌 넌 홈런을 못 칠 것 같다”며 내기를 제안했다. 홈런을 치면 워터스가 100달러를 갖는 것이었다.
지난 5일까지 데뷔 첫 12경기에서 워터스는 34타수 7안타 타율 2할6리 3타점에 그치며 홈런을 치지 못했다. 하지만 13번째 경기였던 이날 마침내 첫 홈런을 쳤고, 그레인키와 내기에서도 이겼다.
경기 후 그레인키는 워터스에게 “엄청나다. 멋진 스윙이다. 너에게 빚졌다”고 칭찬했지만 100달러를 아직 지불하진 않았다고. 워터스는 “그레인키의 재산 중 작은 부분을 받게 될 것이다”며 기뻐했다.
지난 2017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41순위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명된 스위치히터 워터스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채 지난 7월12일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됐다. 캔자스시티 산하 트리플A 오마하에서 31경기 타율 2할9푼5리(122타수 36안타) 7홈런 17타점 OPS .940으로 활약하며 데뷔 첫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았다.
콜업 후 적응기를 보낸 워터스는 그레인키의 내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이날 첫 홈런과 함께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워터스는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처음 몇 주 동안 너무 조심스럽게 플레이했다. 트리플A 오마하에 있을 때는 홈런 치는 것만 생각했다. 여기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마인드로 적응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