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4)이 KBO리그와 타이거즈 역사의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 시켰다. 진정한 '대투수'의 위엄을.
양현종은 6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말 1사 후 안치홍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시즌 150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이로써 양현종은 지난 2014년 171⅓이닝을 시작으로 매 시즌 150이닝 이상을 던졌던 양현종은 이날 투구로 8시즌 연속 150이닝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KBO리그 역대 3번째 기록이자, 좌완 투수로는 최초이다. 8시즌 연속 150이닝 투구는 이강철(1989~1998년, 10시즌), 정민태(1995~2004년, 8시즌) 이후 18년 만이다.
리그 최고 좌완 투수의 역사에 양현종은 당연히 한 페이지를 담당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해태, KIA로 이어지는 타이거즈의 역사에서 양현종의 이름은 최상단에 위치하게 됐다. 이미 지난 5월 1일, 타이거즈 최다 탈삼진(종전 1702개) 기록을 새롭게 썼고 같은달 25일, 최다승(종전 150승)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모두 이강철 KT 위즈 감독가 보유하고 있던 기록이었다.
한때 KIA 투수코치로 있던 이강철 감독과는 사제지간이다. 제자인 양현종은 스승의 기록을 연거푸 경신하면서 타이거즈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이날 양현종은 다시 한 번 타이거즈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2-3으로 뒤진 5회, 선두타자 이학주를 삼진 처리한 뒤 황성빈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렉스를 삼진 처리하고 황성빈의 도루를 저지하면서 5회를 마쳤다. 이로써 양현종은 통산 2139이닝을 소화, 역시 이강철 감독이 갖고 있던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이닝(2138이닝)까지 돌파했다. 최다 탈삼진, 최다승, 최다 이닝 모두 양현종의 몫이 됐다. 타이거즈 투수 역사의 최상단에는 이제 양현종의 이름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비록 올 시즌 양현종은 최전성기에서 내려온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26경기 11승6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여전한 토종 에이스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 역시 양현종은 초반 흔들렸다. 1회 잭 렉스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3실점을 했다. 그래도 이후 안정적으로 이닝을 풀어갔고 추가 실점 없이 6회까지 버텼다.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2자책점)의 역투.
하지만 양현종의 대기록은 빛이 바랬다. 1회 흔들렸던 양현종이 6이닝까지 버텼고 타선도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8회 올라온 이준영이 흔들리면서 3실점을 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현종은 노디시전에 그쳤다. 결국 팀은 3-6으로 패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