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가 김하성의 소속 구단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카우트 앞에서 데뷔 첫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20년 15홈런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던 이정후는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1회 선제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3번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는 0-0으로 맞선 1회 1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10m.
이로써 이정후는 2017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 달성은 물론 히어로즈 국내 좌타자 첫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전 좌타자 홈런은 2009년 클락(24개), 2011년 알드리지(20개), 2015년 스나이더(26개)다.
이날 경기 전까지 159안타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KBO 최초 6년 연속 160안타를 달성했다.
1998년부터 4년간 주니치에서 뛰었던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는 예전부터 자신이 태어났던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해외 진출이 가능해지면 일본 무대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일본 대신 미국으로 급선회했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함께 뛰었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너도 할 수 있으니까 미국 무대에 도전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또 이정후가 일본 대신 미국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 건 도쿄 올림픽의 영향이 컸다. 이정후는 “물론 미국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지지만 일본 투수들보다 대처가 가능하다. 일본 투수는 변화구 싸움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미국 투수들은 강한 공을 던지지만 공격적으로 대결한다. 나도 공격적인 타자라 미국이 더 잘 맞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데뷔 첫 20홈런을 터뜨린 이정후. 정확성에 비해 장타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보란듯이 떨쳐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