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일 현재 팀 도루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KIA와 2개 차에 불과하다. 성공률 또한 77.9%로 10개 구단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통산 네 차례 도루 1위에 올랐던 박해민(LG)의 이적 공백을 우려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삼성이 박해민의 이적 공백에도 뛰는 야구를 선보일 수 있는 건 현역 시절 ‘스페셜 리스트’로 불렸던 강명구 주루 코치의 공이 크다. 강명구 코치는 현역 시절 접전 상황에서 대주자로 나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확실한 조커. 대주자 전문 요원 최초로 100도루 시대를 열었다. 도루 성공률은 무려 8할2푼2리에 이른다.
6일 대구 키움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강명구 코치는 “박해민이 빠졌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도루 수보다 도루 성공률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는데 (도루 수와 도루 성공률) 모두 괜찮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팀내 최고의 준족으로 꼽히는 김지찬(내야수)은 3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하며 뛰는 야구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지찬은 KBO리그 최초 개막 후 22연속 도루에 성공했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3주간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으나 23도루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 타이를 작성했다. 리그 도루 3위다.
우리 속담에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김지찬을 향한 강명구 코치의 마음도 마찬가지.
그는 “김지찬은 언젠가는 도루 1위를 할 선수다. 그만큼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저는 조금 아쉽다. 도루 기회가 더 많았는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작년보다 위축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몸이 다음 베이스 쪽으로 가서 (도루를) 준비해야 하는데 견제를 대비하는 자세를 취하니 스타트하는 게 쉽지 않았다. 자신을 믿고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선수를 칭찬해야 하는데 너무 쓴소리만 한 것 같다”는 강명구 코치는 “그만큼 김지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니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제자를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