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와 '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의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서운 홈런 페이스를 보인 저지의 수상이 점쳐졌지만 오타니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경쟁이 재점화됐다.
저지가 시즌 54호포를 쏘아 올리자 오타니가 멀티홈런을 쳤다. MVP 경쟁이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저지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회 홈런포를 신고했다.
저지는 2-2로 맞선 6회 무사 1루서 등장, 미네소타 트레버 메길을 상대로 균형을 깨는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시즌 54번째 홈런으로 연결했다. 양키스는 저지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미네소타를 5-2로 제압했다.
오타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맹타로 팀의 10-0 대승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우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친 오타니는 2-0으로 앞선 3회 1사 2루서 홈런을 때려냈다. 등장과 함께 디트로이트 선발 타일러 알렉산더의 초구 90.4마일(145km)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펜스 위쪽의 광고판을 직격하는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1일 양키스전 이후 3경기 만에 터진 시즌 31번째 홈런이었다.
8-0으로 앞선 7회에는 선두로 나서 좌중월 쐐기 솔로홈런을 날렸다. 바뀐 투수 가렛 힐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8월 5일 오클랜드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멀티홈런 경기를 치렀다. 요던 알바레즈(휴스턴)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홈런 부문 단독 2위에 오른 순간이었다.
MVP 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치열한 경쟁에 현지 언론의 반응 또한 뜨겁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작년 아메리칸리그 MVP 출신 오타니가 시즌 54호 홈런을 친 양키스의 거포 저지와 계속해서 MVP 수상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오타니는 최근 7경기 5홈런과 함께 4일 휴스턴을 8이닝 동안 1점으로 묶었다. 최근 투타가 모두 달아오르고 있다”라고 오타니의 뒷심을 주목했다.
에인절스의 라디오 중계 캐스터인 트렌트 러시는 “저지는 사상 최고의 파워풀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라면서도 “다만 저지는 유일무이하지 않다. 유일무이한 남자는 애너하임에 있다”라고 오타니의 투타겸업을 높이 샀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오타니는 최근 들어 저지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투타겸업과 함께 시즌 37홈런이 가능하다”라고 들뜬 뉘앙스를 보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