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경쟁을 하는 팀들의 관계가 아이러니하게도 천적 관계로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전쟁을 펼친다.
롯데와 KIA는 6~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시즌 14~15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우천취소 1경기가 남아있지만 사실상 이번 맞대결에서 양 팀의 시즌 운명이 사실상 갈릴 전망이다.
KIA와 롯데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0승3패로 KIA가 월등하게 앞서있다. KIA는 롯데를 압도하는 천적이었다. 롯데는 KIA만 만나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지난 7월24일 사직 KIA전 0-23, KBO리그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두 팀이 5강 경쟁을 한다는 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KIA는 58승59패1무로 5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위태로운 시기들이 있었지만 5위를 사수하며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에서 버티는 중이다. 롯데는 53승64패4무로 6위다. 5위를 바짝 추격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 격차가 도저히 좁혀지지 않았다. 5경기 차 6위다.
전반기 막판 롯데가 4연승을 달리며 KIA와 승차를 4경기 차이로 좁혔다. 후반기 첫 번째 시리즈에서 맹추격전을 노렸지만 0-23 굴욕패 포함, 시리즈 스윕패를 당하며 좌절했다.
롯데가 잔여 23경기, KIA가 26경기를 남겨둔 현 시점에서 5경기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이번 맞대결이 양 팀에게 중요한 분수령이다. KIA가 천적 관계를 이어간다면 손쉽게 5위 자리를 굳힐 수 있고, 롯데는 올 시즌 역시 포기 수순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롯데가 KIA와의 2연전을 모두 잡아낸다면 승차는 3경기 차이로 좁혀지게 되고 시즌 끝까지 알 수 없는 향방의 레이스를 치를 수밖에 없다.
5강 경쟁의 마지막 태풍이 휘몰아치기 직전. 양 팀은 토종 안경 에이스를 선봉장으로 내세운다. 양현종과 박세웅의 맞대결. 벌써 3번째 선발 맞대결이다.
양현종과 박세웅은 지난 4월14일 광주 경기에서 맞붙었고, 7월 23일 사직 경기에서 맞대결을 치렀다. 두 선수는 1승1패씩을 나눠가졌다. 4월 맞대결에서 박세웅이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양현종은 6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7월 맞대결에서는 양현종이 6⅓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박세웅이 6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편, 롯데는 제2구장인 울산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42경기 23승18패1무 승률 .561의 성적을 남겼다. KIA는 3경기 2승1패.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울산 및 경남 지역을 훑고 지나갔다. 경기는 문제 없이 열릴 전망. 양 팀의 마지막 사생결단의 무대는 문제 없이 성사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