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년 롯데에서 두 시즌을 뛴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는 지난 겨울 롯데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복귀에 도전했다.
애리조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뛰었으나 빅리그 기회는 오지 않았고, 지난 8월초 롯데와 다시 계약해 합류했다. 롯데에 복귀한 스트레일리는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개막부터 롯데와 함께 했더라면, 롯데로서는 스트레일리가 미국으로 돌아간 것이 아쉬울 만 하다. ‘가을 야구’ 희망을 이어가는 롯데가 좀 더 성적이 좋았을 수 있다.
서튼 감독은 이에 대해 “스트레일리가 와서 4승을 했다. 잘 해주고 있다. 만약에 가정을 한다면 객관적인 예측은 할 수 없어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가 롯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면 롯데 성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좋아질 가능성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은 한다. 왜냐하면 올해 우리가 가장 고전했던 것 중 하나가 선발 투수가 꾸준하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와 개인적인 대화로 설득할 기회는 없었을까. 서튼 감독은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개인적인 얘기를 나누며 스트레일리의 의사 결정에 많은 이야기를 했다. 투수든 야수든 투쟁심이 많고, 야망이 큰 선수가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언제든지 자신들이 최고의 무대에서 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와 대화를 하다가 느낀 점은 스트레일리가 올해도 부산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갈망도 느꼈다. 그런데 최고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했다.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더라. 스트레일리 아내도 스트레일리 뜻에 동의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감독으로서 존중 할 수 밖에 없었다. 선수가 어떤 프로 스포츠가 됐든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하거나, 최고 무대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하면 존중 안 할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스트레일리는 마지막 도전에 나섰고, 7월말까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롯데가 다시 내민 제안을 받아들여 여전히 애정을 느끼고 있는 부산으로 돌아왔다.
스트레일리는 8월 10일 키움 상대로 복귀 첫 경기에서 투구 수 관리로 인해 5이닝(81구 무실점)만 던졌다. 이후로 4경기는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하며 2실점 이하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스트레일리는 최근 3차례 연속으로 4일 휴식 후 등판을 강행하고 있다. 다른 투수들은 5일 쉬고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 스트레일리는 4일만 쉬고도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는 시즌 끝까지 4일 휴식 로테이션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무조건 4일 휴식은 아니다. 다음 등판은 하루 더 쉬고 선발로 나갈 것이다”며 “시즌 막판에 상황을 봐서 하루 더 쉴 수도 있다. 잔여 경기 일정은 띄엄띄엄 편성될 수 있어 추가 휴식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원칙은 4일 휴식 로테이션이다.
이는 스트레일리가 체력적으로 다른 투수들보다 지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스트레일리가 한 경기라도 더 등판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스트레일리가 올해 미국 트리플A에서 이닝을 적게 던진 것도 고려됐냐는 질문에 서튼 감독은 “맞다. 마이너리그에서 이닝 소화가 적어, 롯데에 합류했을 때 싱싱한 어깨 상태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트레일리는 트리플A에서 15경기 62.1이닝을 소화했다. 롯데 복귀 후 5경기 30이닝을 던져 합쳐서 100이닝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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