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오타니 Jr. 있다, ML 올스타 코치도 인정 "좌절 겪었지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06 03: 37

“오타니 주니어!”
메이저리그 올스타 2회에 빛나는 호세 로사도 한화 투수코치는 3년차 우완 남지민(21)을 이렇게 부른다. 남지민에게 “넌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가 될 수 있다”며 항상 힘을 불어넣어준다. 그만큼 남지민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남지민에겐 엄청난 미래가 있다. 15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선발은 찾아보기 힘들다. 남지민의 숙제는 자신의 공을 믿는 것이다. 직구 구속이나 구위 모두 굉장히 좋은 투수다. 상대팀 타자들도, 우리 선수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자신을 믿고 신뢰하면 리그를 대표할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시즌 초반부터 인내하며 기회를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 선발투수 남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2022.08.03 /sunday@osen.co.kr

지난 2020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남지민은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올 시즌 최고 153km, 평균 146km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그러나 좋은 공에 비해 성적은 좋지 않다. 20경기(81이닝) 2승10패 평균자책점 6.67. 80이닝 이상 던진 투수 41명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기복이 심하긴 하지만 긁히는 날에는 누구도 쉽게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진다.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에선 4회까지 퍼펙트를 펼쳤고, 3일 대전 NC전에선 5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까지 거뒀다. 지난해 9월 1군 데뷔 후 선발로 나서 21경기 만에 거둔 선발승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남지민은 “첫 승(5월25일 대전 두산전 구원승) 했을 때보다 첫 선발승이 더 좋았다. 오래 걸리기도 했고, 많은 과정을 거쳐서 뜻깊었다. 팬 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응원해주시는 것만큼 보답을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종료 후 한화 로사도 코치가 데뷔 첫승 거둔 남지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05.25 / soul1014@osen.co.kr
극심한 성장통을 겪으면서 남지민은 한층 성숙해졌다. 그는 “마음고생 많이 했다. 좌절을 겪었지만 다시 일어나기 위해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자신감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선배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장민재 선배님은 ‘네가 왜 나처럼 던지려고 하느냐. 나처럼 코너코너로 넣었다 빼지 않고 바로바로 승부를 들어가도 된다. 공 힘이 좋은데 왜 못 믿냐. 조금 더 과감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남지민이라고 해서 자신의 공을 못 믿는 건 아니다. 그는 “내 공을 안 믿는 것은 아니고, 결국 제구 문제다. 좋다가도 갑자기 무너진 것이 여러 번 있었다. 구속보다 커맨드에 집중하려 한다”며 “변화구도 계속 연습하고 있다. 슬라이더, 커브 외에 떨어지는 스플리터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선발 기회를 주는 수베로 감독도 남지민에겐 든든한 존재. 지난 7월13일 사직 롯데전에서 7이닝을 던지면 저녁을 쏘겠다는 수베로 감독과의 내기에서 이겨 따로 고기를 얻어먹기도 했다. 남지민은 “성적에 비해 너무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니 힘이 나고 더 잘하고 싶다. 항상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화 선발투수 남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2022.08.03 /sunday@osen.co.kr
지난 2020년 8월 팔꿈치 인대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1년 넘게 재활한 남지민은 올해가 복귀 첫 풀타임 시즌. 수베로 감독은 100이닝 선에서 남지민의 시즌을 제한하기로 했다. 올해 1군 81이닝, 2군 7⅔이닝으로 총 88⅔이닝을 던진 남지민에게 2~3경기 정도 추가 등판이 있을 전망이다. 남지민은 “첫 선발승을 하면서 부담을 조금 덜었다. 남은 시즌은 해보고 싶은 것을 많이 해보며 느끼고 싶다. 실전에 써보지 못한 변화구도 쓰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투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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