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닝 괜찮을까’ 포수→투수 성공기…'버두치 효과'도 극복할 수 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9.05 20: 26

 롯데 나균안(24)은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해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투수로서 3년 차 시즌, 올해는 100이닝 돌파를 앞두고 있다. 몸 관리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도 있다.
나균안은 개막엔트리로 출발해 불펜에서 롱릴리프 임무를 맡았다. 5~6월에는 임시 선발로 4경기 등판한 경험도 있다. 8월부터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선발로 나선 최근 경기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8월 이후 선발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40(30이닝 8자책)을 기록했다. 4경기를 2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직구,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고, 포크볼과 커브가 위력적이다.

롯데 투수 나균안. /OSEN DB

특히 지난 1일 두산전에서는 7이닝(100구) 동안 단 2안타만 허용하고 개인 최다인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위력투를 과시했다. 지금까지 투수 나균안의 최고의 경기였다.
서튼 롯데 감독은 "나균안 선수의 이야기는 아마도 롯데의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스토리가 될 것 같다. 육성 시스템이 잘 돼 지금의 나균안이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하며 “올해 인상 깊은 것은 최고 구속 146~147km이 나온 경기가 있는데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을 던졌다. 나균안이 그만큼 성장한 증거다. 몸 관리나 어깨 강화 훈련을 한 것이 구속 증가로 증명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균안은 불펜에서 궂은 일을 하고, 이제 선발로 던지면서 투구 이닝이 100이닝 돌파를 앞두고 있다. 35경기에서 96⅓이닝을 소화했다. 팀내에서 붙박이 선발인 반즈(172⅔이닝), 박세웅(137⅓이닝), 이인복(104⅔이닝)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나균안은 2017년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는데, 포수였다. 2019년까지 포수로서 재능을 펼치지 못하면서(통산 타율 1할2푼3리), 이후 투수로 전향했다.
2020년 퓨처스리그에서 투수로 뛰면서 2020년 2군 15경기 65⅔이닝을 던졌다. 지난해는 투수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1군과 2군과 오갔다. 1군에서 46⅓이닝을 던졌고, 2군에서 30이닝을 소화했다. 1군 기록만 보면, 지난해 2배 넘게 던졌다.
# 투수 나균안 연도별 투구 이닝
2020년 2군 15경기 65⅔이닝
2021년 2군 10경기 30이닝 
            1군 23경기 46⅓이닝
2022년 1군 35경기 96⅓이닝
롯데 투수 나균안(오른쪽)이 서튼 감독 옆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OSEN DB
서튼 감독에게 투수로서 경력이 짧고 첫 풀타임 시즌을 뛰는 나균안의 투구 이닝, 몸 관리에 대해 물었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의 이닝, 투구수는 구단 내에서 계속해서 모니터링 한다. 지금까지 나균안의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 어깨, 팔, 강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리커버리와 (회복)루틴도 확고하게 만들어져 있고, 몸 상태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닝을 지켜보고 있다. 나균안이 투수로서 성격이 스트레일리와 비슷하다. (1일 두산전)6회가 끝나고 나서 투구수가 많지는 않았는데, 7회 중심타선을 만나는 타순이었다. 자신이 1이닝 더 던져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하더라. 승부욕과 투쟁심이 넘치는 선수다. 스트레일리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8월 이후 반즈, 박세웅에 대체 외인으로 복귀한 스트레일리, 그리고 나균안, 서준원이 선발 로테이션을 이루고 있다. 이인복과 김진욱은 2군에 있다.
이제 23경기가 남아 있어 매 경기 총력전이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에 대해 특별한 이닝 제한 없이 시즌 끝까지 선발로 등판시킬 계획이다. 그는 “몸 상태나 멘탈적으로 시즌 끝까지 선발 투수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어린 투수들이 갑자기 많은 이닝을 던지면 다음 해나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가 주장한 25세 이하 투수가 전년 대비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면서 100이닝을 넘길 경우 이듬해 부상 위험이 커지고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버두치 효과’도 있다. 나균안은 지난해보다 30이닝 넘게, 100이닝 이상을 던질 것이 유력하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이 매 경기 5~6이닝은 막아줄 거라 생각하고, (확대 엔트리로) 불펜 투수들이 늘어나서 충분히 커버가 될거라 본다. 나균안이 7~8이닝을 안 던져도 될 것이다. 시즌 끝까지 5~6이닝, 75~90개 사이로 던진다면 건강하게 잘 마무리 될거라 본다”며 “큰 그림 보다는 마이크로 이미지를 하고 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수에게 맞춰서 컨트롤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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