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8월 이후 16승 6패(승률 727)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개 구단 최고 성적으로 선두 SGG를 추격 중이다. LG의 상승세는 ‘외국인 투수 도장깨기’에서 돋보인다.
LG는 8월 이후 상대 외국인 투수를 만나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10전 10승이다.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팀의 원투 펀치다. 팀내 에이스이고, 선발로 나왔을 때 팀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8월 이후 LG를 만나서 승리한 외국인 투수는 한 명도 없다.
팀 타율(.273), 장타율(.410), OPS(.758) 등 공격력 1위인 LG의 타선은 8월 이후 외국인 투수들을 차례차례 무너뜨렸다. 롯데, 키움, 한화, 삼성, SGG, 두산, KIA, NC의 외인 에이스들은 모두 LG 상대로 패배의 쓴맛을 경험했다.
반즈, 애플러, 라미레즈(2경기), 수아레즈, 폰트, 스탁, 놀린, 요키시, 루친스키까지 줄줄이 LG전 패전 투수가 됐다. 9개팀 중 유일하게 KT만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지 않아 희생양을 피해갔다.
# LG의 외국인 투수 도장깨기
8월 3일 롯데 반즈 6이닝 2실점 패전
8월 7일 키움 애플러 5이닝 2실점 패전
8월 12일 한화 라미레즈 5이닝 5실점 패전
8월 16일 삼성 수아레즈 5이닝 6실점 패전
8월 18일 SGG 폰트 6이닝 6실점 패전
8월 20일 두산 스탁 5이닝 4실점 패전
8월 24일 한화 라미레즈 5이닝 4실점 패전
8월 26일 KIA 놀린 6이닝 3실점 패전
8월 28일 키움 요키시 6이닝 2실점 패전
8월 31일 NC 루친스키 5이닝 4실점 패전
8월 3일 반즈는 6이닝 2실점으로 QS를 기록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13승으로 다승 공동 2위인 폰트는 LG전 선발로 나와 6이닝 6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평균자책점 4위인 수아레즈도 LG를 만나 5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가 교체 영입한 라미레즈는 시즌 평균자책점 3.67로 준수한 편인데, LG만 만나면 난타당한다.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7.30(12⅓이닝 13실점)이다. 8월에는 LG를 2번이나 만나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4년째 KBO리그에서 톱클래스 선발로 뛰고 있는 요키시와 루친스키도 LG 타선을 감당하지 못했다. 요키시는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패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루친스키도 내외야 수비가 흔들리면서 5이닝 4실점(1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류지현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상대 에이스들을 비교적 잘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상대로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다. 또 특정 타자에 의지하지 않고 1번에서 9번까지 돌아가면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물론 타자들만의 힘은 아니다. LG 투수들이 상대 외국인 에이스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기에 가능하다. 타자들이 매번 외국인 투수 상대로 많은 점수를 뽑기는 어렵다. 타선이 2~3점을 뽑아도, 투수진이 그 점수로 승리할 수 있게 막아내고 있다. LG 투수진은 8월 이후 평균자책점 2.77로 리그 1위다.
데이터분석팀의 공로도 크다. 상대 투수들을 세세하게 분석해 선수들의 지원한다. 전력분석 미팅 외에도 선수들은 개인별로 지급된 태블릿 PC를 통해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 자료와 영상을 보면서 준비한다.
LG는 4일 롯데전에서 외국인 투수 반즈를 상대한다. LG 타선이 9월 처음 상대는 외국인 투수다. 반즈는 올해 LG 상대로 2경기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19(12⅓이닝, 3실점)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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