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로 미안하다".
KT 위즈 간판타자 박병호(36)는 한 달째 홈런이 없다. 가장 최근 홈런은 8월3일 NC전이었다. 당시 홈런 두 방을 터트리며 화끈한 장타쇼를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째 32홈런에서 제자리를 걷고 있다.
전반기에만 27홈런, 80타점을 생산한 무서운 기세는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덩달아 돌아온 강백호마저 1할대 타격으로 부진에 빠졌다. KT 위즈의 득점력은 크게 떨어졌다. 강력한 홈런포를 앞세운 득점루트가 막혔기 때문이었다. 투수력으로 경기를 버티는 모양새가 되었다.
팀 타선을 이끌어온 4번타자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결승타와 쐐기타까지 멀티히트와 멀티타점을 생산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0-1로 뒤진 8회초 배정대가 동점안타를 때리자 1사1,2루에서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9회도 우익수 앞에 1타점 안타를 날리며 5-1 승리를 이끌었다. 타점 공동 선두에도 올랐다.
경기후 박병호는 "최근 계속 점수가 많이 안난다. 투수들이 잘 던져 최소실점으로 막고 있다. 타자들도 쉽게 점수내지 못해 매일 힘든 경기 를 하고 있다. 중심타자로서 책임감 느낀다. 한방으로 분위기 반전해야 하는데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장타력이 떨어진 점에 대해서는 "(부진했던) 앞선 시즌을 생각하면서 위안 삼는다. 그것이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은 중심타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쉽다.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힘든 경기 할 때 장타가 한 방 있었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들이 분명 있었다. 4번타자로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반기 장타력 부진은 나이가 주는 체력적인 문제로 풀이되고 있다. 매 경기 수비를 병행하면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박병호도 "37살이고 수비도 많이 나가니까 체력적으로 좀 힌들다. 그러나 내년도 해야하기 때문에 뛰어넘고 싶다"며 새로운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이제 홈런 갯수는 신경 안쓴다"면서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대신 복귀 이후 부진한 강백호에게 "부상이 가장 컸다. 동료들과 떨어진 시간이 길었다. 못해도 당당한 보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내가 장타를 치면 백호도 편하지 않을까 싶다"며 위로의 말도 건네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