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테랑 좌완투수 백정현(35)이 인고의 시간 끝 마침내 승리를 맛봤다.
백정현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마침내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은 백정현의 시즌 19번째 선발 경기. 올해 기록은 18경기 승리 없이 12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최근 등판이었던 8월 27일 대구 한화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또 다시 첫 승에 실패했다.
백정현의 최근 승리는 지난해 10월 23일 대구 KT전이었다. 그 이후로 13연패와 함께 10개월이 넘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사령탑 또한 백정현의 거듭된 불운으로 고민이 많았다. 3일 만난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은 “나도 솔직히 부담이 된다. 경기 중간 투수 운영이 신경 쓰인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히며 “얼른 1승을 해서 부담을 내려놨으면 한다. 또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라 오늘 경기를 나름 연구했을 것이다. 이전보다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라고 백정현의 첫 승을 그 누구보다 바랐다.
1회부터 11구 삼자범퇴의 안정감을 뽐낸 백정현. 1점의 리드를 안은 2회 곧바로 선두 김재환의 사구와 김재호의 안타로 1사 1, 3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실점은 없었다. 안승한의 루킹 삼진에 이어 1루 견제에 이은 주자 2명의 더블스틸 때 3루주자 김재환이 홈을 노리다가 주루사를 당하며 이닝이 종료됐다.
3회와 4회를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한 백정현은 3-0으로 앞선 5회 김재호를 사구, 김대한을 볼넷 출루시키며 다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는 정수빈을 손쉽게 투수 땅볼로 잡고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췄다. 3루 관중석의 삼성 팬들은 열렬한 박수로 불운 탈출을 기원했다.
백정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빠르게 늘렸다. 이후 양석환을 볼넷, 김재환을 좌전안타로 내보냈지만 호세 페르난데스를 투수 땅볼로 잡고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까지 완성했다.
백정현은 여전히 3-0으로 앞선 7회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97개(스트라이크 61개).
삼성의 최종 4-1 승리와 함께 백정현은 13연패를 끊고 지난해 10월 23일 대구 KT전 이후 무려 315일 만에 승리라는 걸 맛봤다.
참으로 힘겹고 마음고생 심했던 10개월여의 시간이 마침내 끝이 났다. 삼성의 8위 도약을 이끈 승리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값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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