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수상자인 댈러스 카이클(34,텍사스)이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카이클은 올 시즌 2차례나 방출을 경험했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번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빅리그 콜업 이후 2경기 연속 7실점으로 부진하다.
카이클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결과는 4.2이닝 7피안타 3볼넷 6탈삼진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했고, 1사 1루에서 잰더 보가츠에게 중월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2~3회는 삼자범퇴로 끝냈지만 4~5회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4회 2사 1,2루에서 좌측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크리스티안 아로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5회는 2아웃을 잘 잡고서 보가츠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라파엘 디버스에게 1타점 중월 2루타를 허용했고, J.D. 마르티네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연이어 맞았다.
1-6으로 뒤진 2사 2루에서 교체됐고, 구원 투수가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카이클의 실점은 7점이 됐다. 결국 텍사스는 1-9로 대패했다.
카이클은 지난달 2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 5.1이닝 11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텍사스에서 2경기 선발로 나와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난타 당하고 있다.
카이클은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01승 91패를 기록 중이다. 2014년 200이닝을 던지며 처음 10승 투수(12승)가 됐고, 2015년 20승 8패 평균자책점 2.48(232이닝) 216탈삼진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17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차지했다.
그러나 2018시즌을 마치고 FA가 됐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FA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오퍼를 받지 못해 미아 신세가 되다가 6월이 되어서야 애틀랜타와 1년 계약(1300만 달러)을 맺었다.
2019년 애틀랜타에서 19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한 뒤에 2020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1년 최대 7400만 달러(약 1008억원) 계약을 맺었다.
3년간 총액 5400만 달러(매년 연봉 1800만 달러) 보장 계약, 4년째 2000만 달러의 팀 옵션과 150만 달러 바이아웃이 있는 계약이었다. 카이클이 2021년과 2022년에 160이닝 이상씩 던진다면, 2023년 계약이 연장되는 베스팅 옵션이었다.
카이클은 2020년 단축 시즌에 11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1.99로 좋은 구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32경기에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5.28로 부진했다.
보장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화이트삭스에서 8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7.88로 부진하자, 지난 5월말 방출됐다. 2023년 베스팅 옵션을 이미 물건너갔다.
방출 후 카이클은 6월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애리조나에서 6월말 빅리그로 콜업됐고, 4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9.64로 부진했다.
애리조나에서도 지난 7월 방출 당하는 신세가 됐다. 지난 7월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텍사스 산하 트리플A에서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로 재기의 칼을 갈았는데, 빅리그에 올라와서는 잇따라 대량 실점으로 무너졌다.
류현진(토론토)이 주무기 체인지업를 받쳐줄 변화구로 커터를 처음 배울 때 “카이클의 투구 영상을 보면서 연습했다”고 했다. 2020년만 해도 메이저리그 커터 구종 가치 1위는 카이클이었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 제구력 위주의 피네스 피처인 카이클의 내리막이 생각보다 일찍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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