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소토(24)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한 워싱턴 내셔널스에 새로운 스타가 떴다. 소토가 떠난 뒤 콜업돼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늦깎이 신인’ 조이 메네세스(30)가 그 주인공이다.
메네세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티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역전 끝내기 홈런을 폭발했다. 4-5로 뒤진 2사 1,2루에서 오클랜드 투수 노르헤 루이스의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날 6타수 4안타 4타점으로 워싱턴의 7-5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네시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끝내기를 쳤다. 정말 특별하다. 앞으로도 항상 기억할 일이다”며 “수년간 빅리그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 순간을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콜업된 메네세스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한 달을 보냈다. 짧은 기간이지만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 25경기에서 99타수 35안타 타율 3할5푼4리 7홈런 15타점 출루율 .385 장타율 .626 OPS 1.011로 소토 못지않은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 첫 25경기 35안타는 워싱턴 구단 역대 최다 기록으로 2013년 앤서니 렌던의 32개를 넘었다.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일 뉴욕 메츠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을 시작으로 9일~11일 시카고 컵스 상대로 3경기 연속 홈런을 가동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데뷔 한 달 만에 홈런 7개를 몰아쳤고, 25경기 중 22경기에서 안타를 꾸준히 생산했다.
무안타가 3경기에 불과할 반면 2안타 이상 멀티히트는 10경기나 된다. 4볼넷 18삼진으로 ‘볼삼비’가 좋진 않지만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45승86패로 내셔널리그 최저 승률(.344)인 워싱턴이 하위권에 처져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단기 임팩트가 대단하다.
멕시코 출신 우투우타 1루수, 코너 외야수인 메네세스는 지난 201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너 계약을 한 뒤 빅리그 무대를 밟기까지 무려 11년이 걸렸다.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10시즌 통산 894경기를 뛰며 홈런 87개를 쳤다.
2019년에는 일본프로야구도 경험했다.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고 29경기를 뛰었지만 타율 2할6리(102타수 21안타) 4홈런 14타점 OPS .651로 부진했다. 그해 6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스타노조롤 양성 반응을 보여 1년 출장정지 징계와 함께 중도 퇴출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쫓겨나듯 떠났지만 그해 멕시코 윈터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갔고, 지난해 보스턴을 거쳐 올해 워싱턴과 마이너 계약했다. 트리플A에서 96경기 타율 2할8푼6리(374타수 107안타) 20홈런 64타점 OPS .830으로 활약했고, 외야수 소토와 1루수 조쉬 벨을 모두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한 워싱턴이 대체 자원으로 메네세스를 낙점했다. 11년을 기다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움켜쥐며 한풀이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