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221홈런의 못다한 꿈, '30홈런&100타점' 영원한 숙제로 남았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9.02 08: 07

30홈런과 100타점은 영원한 숙제가 되었다. 
KIA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타선은 2017년이었다. 팀 타율 3할2리의 가공할 타선이었다. 타고투저, 탱탱볼이었던 시절이었다. 20승 투수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평균자책점이 3점대에 이를 정도였다. 팀 역사상 최고타율과 최고득점(907점)을 올렸다. 경기당 6.3점이나 됐다. 
타격왕 김선빈을 비롯해 이명기, 최형우, 김주찬, 안치홍, 나지완, 로저 버나디나까지 3할 타자가 7명이나 됐다. 이범호는 2할7푼7리였지만 25홈런, 89타점을 기록하며 핵타선을 이끌었다. 당시 이적생 김민식도 2할2푼2리에 그쳤지만 40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가공했던 타선은 하나 둘씩 팀을 떠나거나 은퇴하면서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올해까지 최형우, 김선빈, 나지완이 남아있었다. 나지완이 지난 1일 은퇴를 발표하면서 이제 최형우와 김선빈만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형우는 FA 계약이 끝나는 2023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빈은 앞으로 수 년간은 더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나지완에게도 2017시즌은 프로야구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다.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리, 27홈런, 94타점, 85득점, OPS .939의 우등성적을 냈다. 커리어 하이였다. 나이가 엇비슷했던 최형우, 이범호, 김주찬과 함께 '판타스틱 F4'로 불리우며 우승 타선을 이끌었다. 이들이 주축이 되면서 전체 타선의 시너지 효과가 엄청났고, 우승으로 이어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유난히 빛났다. 2009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1-5로 뒤진 5회 추격의 투런홈런을 날렸고, 5-5로 팽팽한 9회말 끝내기홈런을 날렸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가장 명장면을 연출했다. 2017년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승부를 결정짓는 3점 홈런을 날려 시리즈 주도권을 가져오는 기여를 했다.  
나지완은 2017시즌을 기점으로 사실상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8년 26홈런, 78타점을 올렸지만 2017시즌의 나지완이 아니었다. 2020년 2할9푼1리, 17홈런, 92타점을 올리며 반짝였으나 2021년은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2022시즌은 후배들에게 밀려 퓨처스 생활을 했고, 끝내 은퇴를 결정했다. 원클럽맨으로 15년 프로인생의 아쉬운 마침표였다.
특히 나지완이 매년 꿈꿨던 30홈런과 100타점 목표는 영원한 숙제로 남았다. 그는 입단할 때 힘과 기술을 갖춘 거포로 주목받았다. 2차 1번으로 뽑은 이유이기도 했다. 2009년 최희섭과 김상현 처럼 '30홈런&100타점'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는 기대도 한 몸에 받았다. 실제로 매년 시즌을 앞두고 30홈런과 100타점을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3할2리, 27홈런, 94타점이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꿈은 이루지 못했더라도 타이거즈 최다홈런 221홈런, 데뷔전 4번타자, 한국시리즈 최고의 우승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까지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나지완의 은퇴와 함께 모든 것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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