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 내야 유망주 거너 헨더슨(21)이 메이저리그 콜업 첫 날부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타격 후 헬멧이 벗겨지면서 긴 머리를 휘날리는 트레이드마크까지 생겼다.
헨더슨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았다. 전날 트리플A 노포크에서 야간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클리블랜드로 향했다. 장거리 이동으로 45분밖에 잠들지 못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의 설렘으로 피곤함조차 느끼지 못했다.
7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한 헨더슨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완 트리스톤 맥켄지 상대로 솔로 홈런을 쳤다. 맥켄지의 6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데뷔전 두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볼티모어 선수는 1966년 래리 해니, 2013년 조나단 스쿱, 2016년 트레이 만시니에 이어 헨더슨이 4번째.
스윙을 하면서 헬멧이 벗겨진 헨더슨은 금발을 휘날리며 베이스를 돌았다. 2019년 입단 동기인 신인 포수 애들리 러치맨이 덕아웃 맨 앞에서 목걸이 체인을 걸어주며 환영했다. 헨더슨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다시 한 번 헬멧이 벗겨졌다. 잘생긴 용모가 더욱 눈에 띄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랜든 하이드 볼티모어 감독은 “헨더슨에게 턱끈이나 벨크로(옷 여밈 장치) 같은 것을 달아줘야 할 것 같다”며 웃은 뒤 “큰 것이 필요할 때 헨더슨이 쳐줬다. 특별한 홈런이었다. 수비는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두 맡을 것이다. 마이너에서 그가 준비해온 것이다. 헨더슨이 와서 흥분된다”며 성공적인 데뷔를 한 유망주를 환영했다.
데뷔전부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활약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끈 헨더슨은 “올해가 끝나기 전 여자친구에게 메이저리그에 올라갔다는 문자를 보내는 게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뤄 좋지만 이제부터 나의 길이 시작됐다”는 말로 앞으로 활약을 자신했다.
188cm, 95kg 우투좌타 내야수 헨더슨은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42순위로 볼티모어에 지명됐다.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자 러치맨과 함께 볼티모어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다. 올해 더블A, 트리플A를 빠르게 통과하며 ‘베이스볼 아메리카(BA)’ 선정 유망주 랭킹 전체 1위까지 올랐다.
현지시간으로 8월의 마지막 날 빅리그에 콜업되며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헨더슨은 포스트시즌 출전 자격도 갖췄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4위 볼티모어는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2경기 차이로 추격 중이다. 최고 포수 유망주 러치맨이 5월 데뷔 후 81경기 타율 2할4푼7리(283타수 70안타) 8홈런 25타점 OPS .788로 연착륙한 가운데 헨더슨까지 올라온 볼티모어가 암흑기를 끝내고 비상을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