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러 역발상으로 11K...그런데 충격의 블론, 롯데의 꿈도 사라진다 [오!쎈 잠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9.01 21: 22

역발상으로 타자들을 잠재웠지만 결국 빛을 잃었다. 
롯데 나균안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00구 2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대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9회 2사 후 마무리 김원중이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팀은 1-2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3연패에 빠졌다. 
이날 나균안의 투구 패턴은 이전과 달랐다. 올해 나균안은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터 및 슬라이더 계열의 공, 스플리터로 구종을 줄였다. 지난해 포심, 투심, 슬라이더, 스플리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지만 올해는 구종의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 '스탯티즈' 기준, 포심 46.6%, 포크볼 33.5%, 슬라이더 18.5%(커터 포함)가 주 구종이었다. 제구가 잡혔고 탈삼진 능력이 일취월장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9이닝 당 탈삼진은 5.24개로 훌쩍 뛰었고 9.67개, 9이닝 당 볼넷은 4.46개에서 2.72개로 확연하게 줄었다.

7회말 2사 1루에서 롯데 나균안이 두산 박세혁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2.09.01 /jpnews@osen.co.kr

그런데 이날, 나균안은 기존 포심과 커터, 슬라이더, 포크볼에 하나의 구종을 더 추가해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커브를 더 추가했고 단순히 보여주는 구종이 아닌 결정구로 활용했다. 최고 147km까지 찍은 포심 패스트볼 46개. 포크볼 25개, 그리고 커브 18개, 슬라이더 10개, 체인지업 1개를 구사했다. ‘스탯티즈’에 의하면 올해 나균안의 커브 구사 비율은 0.8%에 불과했다. 지난해는 7.3%였다. 그러나 무려 18%의 비중으로 커브를 던져 경기를 풀어갔다.
11개의 탈삼진 가운데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한 삼진만 5개였다. 패스트볼 3개, 슬라이더 1개, 그리고 그동안의 주무기였던 포크볼 삼진은 단 1개였다. 4회 2사 1루에서 양석환부터 5회 박세혁, 홍성호까지, 3타자 연속으로 커브를 결정구 삼아서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나균안의 역발상이 이날 완벽하게 적중했고 대역투로 이어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에 최다 탈삼진 경기.
마지막까지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7회 2사 후 양석환에게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하지만 원바운드 된 공을 포수 정보근이 블로킹하지 못하면서 폭투가 됐다. 낫아웃으로 주자를 출루시켰다. 예상치 않았던 위기. 임경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려고 했지만 나균안은 손짓으로 임 코치를 막아세웠다. 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였다. 임경완 코치와 얘기를 나눈 뒤 나균안은 다시 집중했고 박세혁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나균안을 향해 롯데 팬들의 기립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그럴만한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9회 올라온 마무리 김원중이 선두타자 허경민을 삼진 처리한 뒤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호세 페르난데스는 삼진 처리, 그러나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이후 양석환에게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충격의 블론세이브. 나균안의 대역투, 롯데의 연패 탈출과 5위 추격의 꿈도 모두 물거품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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