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더의 특급 좌완 유망주였던 롯데 김진욱(20)은 언제쯤 다시 1군에 올라올 수 있을까.
이날 1일부터 시작되는 확대엔트리. 팀마다 간지러운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대 5명을 추가로 등록할 수 있다. 롯데도 확대엔트리를 맞이해서 콜업할 선수를 정했다.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래리 서튼 감독은 확대 엔트리 인원으로 “외야수 장두성, 추재현, 내야수 한태양, 투수 나원탁, 이강준을 콜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야수 2명, 내야수 1명, 투수 2명이 1군에 추가된다.
그러나 롯데 투수진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불리는 좌완 투수 보강은 없다. 나원탁은 우완 정통파, 이강준은 잠수함 투수다. 김유영, 강윤구의 좌완 불펜진에 추가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후보군이 있음에도 확대 엔트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2년차 좌완 김진욱은 이번 확대엔트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김진욱은 1군에서 12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6.31(45⅔이닝 32자책점), WHIP 1.64의 성적에 머물렀다. 피안타율은 2할4푼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5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34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9이닝 당 볼넷은 6.70개로 제구난에 허덕였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5일 NC전에서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 역투로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진으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이후 정상 궤도를 좀처럼 되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 7월 26일 잠실 두산전 ⅓이닝 2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무너진 뒤 다시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김진욱이 2군으로 내려갈 당시, “원하는 곳에 완벽하게 던질 수 없어도 그 근처에는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김진욱도 노력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이런 과정을 거친다. 누군가는 한두 달, 1년,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라며 "김진욱은 승부욕이 강한 선다.완벽한 투구를 하려고 하다 보니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듯하다”라고 전했다. 과제는 분명했다. 제구였고 멘탈이었다. 어떤 순간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2군에서도 좀처럼 재정비를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2군으로 내려간 뒤 8월 4일 상무전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이후 치른 5경기에서는 모두 구원으로 등판했다. 그러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매 경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짧은 이닝도 안정적으로 틀어막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서산 한화전에서는 1⅔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3-3으로 맞선 3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이태오를 구원해서 올라왔지만 5회까지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한 채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뿐만 아니라 8월 한 달 간 2군 등판은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다. 8월 2군에서 6경기 평균자책점 7.71(14이닝 12자책점), 16피안타(1피홈런) 13볼넷 11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 당 1개에 가까운 볼넷 수치로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해 선발로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하다가 불펜으로 전향해 34경기 4승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데뷔 시즌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는 선발로서 안착을 하는 듯 했지만 시즌 막바지를 향해가는 시점에서도 뚜렷한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선발진은 스트레일리, 나균안, 서준원의 합류로 구색이 갖춰졌다. 김유영, 강윤구만 버티는 좌완 불펜진에 김진욱이 합류한다면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질적인 문제를 고치지 못하고 있기에 1군 콜업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구위는 여전히 특급이고 엄청난 잠재력을 품고 있는 원석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 원석을 가다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진욱 역시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과연 언제쯤 김진욱의 씩씩한 투구를 다시 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