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투수 프람버 발데스(29·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메이저리그 좌완 투수 신기록을 세웠다.
발데스는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선발등판, 8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 호투로 휴스턴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솔로 홈런 두 방을 맞긴 했지만 최고 96.7마일(155.6km) 싱커 중심으로 주무기 커브를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8월 5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된 발데스는 최근 6연승을 달리며 시즌 14승(4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2.65에서 2.63으로 조금 더 낮췄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165이닝에 다승 2위, 평균자책점 5위에 이름을 올리며 사이영상 레이스에도 뛰어들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기록은 QS. 지난 4월26일 텍사스전을 시작으로 최근 22경기 연속 QS로 메이저리그 좌완 투수로는 역대 최초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2004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사이영상을 받았던 ‘체인지업의 대가’ 요한 산타나의 21경기를 넘어섰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발데스는 “그동안 내가 쏟아부은 노력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QS는 많은 투수들의 목표다. 계속 더 많은 QS를 달성하며 기록을 깨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22경기 연속 QS는 1913년 이후 단일 시즌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공동 2위 기록. 지난 2018년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이 24경기로 최다 기록을 갖고 있고, 196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밥 깁슨과 2005년 세인트루이스 크리스 카펜터의 22경기 기록에 발데스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리그에선 발데스가 최초 기록이지만 왼손 투수로 단일 시즌 22경기 이상 QS를 한 투수가 있다. 한국인 투수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0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 시절 시즌 첫 등판인 3월30일 대전 롯데전부터 8월17일 잠실 LG전까지 23경기 연속 QS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QS 기록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 가운데 당시 메이저리그 깁슨과 카펜터를 넘어 비공인 세계 기록으로 주목받았다. 류현진은 2009년 8월19일 대전 삼성전부터 2년에 걸쳐 29경기 연속 QS에 성공했는데 이 역시 메이저리그 기록을 뛰어넘는다. 메이저리그에선 깁슨이 1967~1968년, 디그롬이 2018~2019년 26경기 연속 QS를 한 것이 최다 기록.
물론 리그 수준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불성설이지만 발데스의 연속 QS 행진은 류현진의 역사적인 레이스를 떠올리게 한다. 류현진의 QS 기록은 2010년 8월26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7회 동산고 선배인 넥센 포수 강귀태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기록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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