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멘탈 강한 에이스 투수라도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치명적인 수비 실책이 나온다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NC의 외인 에이스 루친스키가 또 불운에 울었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LG전. 경기 초반 NC 내외야 수비는 연쇄적으로 불안 요소를 노출했다.
루친스키는 1회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았다.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고, 김현수는 1-2루 사이 땅볼로 유도했다. 수비 시프트로 자리를 옮긴 3루수 노진혁의 정면 타구. 노진혁이 2루로 송구했는데, 유격수 김주원의 글러브를 스치고 뒤로 빠졌다.
노진혁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는데, 송구와 포구 모두 아쉬운 장면. 1사 1,3루에서 채은성이 중견수 뜬공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 점수, 안 줘도 될 점수였다.
2회, 더 큰 실책이 루친스키를 흔들었다. 빗맞아 3루 파울라인 안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내야 안타, 볼넷으로 무사 1,2루에 몰렸다. 유강남이 초구 번트 자세에서 강공을 시도했는데 헛스윙이 됐다. 주자들은 동시에 뛰었고, 포수 양의지가 3루로 던졌는데 3루수는 번트 수비로 앞으로 나왔다가 뒤로 가면서 주저 앉았다. 유격수가 3루 백업을 온다고 생각한 듯.
그러나 3루는 텅 비어 있었다. 공이 외야로 날아갔고, 2루 주자는 득점하고 1루 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포수의 송구 실책. 번트 수비에 따른 내야진의 사인이 맞지 않았다. 이후 1사 3루에서 희생플라이로 3점째를 내줬다.
3회도 NC 수비 실책이 이어졌다. 박해민의 1루 강습 내야 안타, 김현수의 좌전 안타가 이어졌다. 그런데 좌익수 마티니가 김현수의 타구를 잡다가 한 번 더듬었고, 그 틈을 노려 발빠른 박해민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려 세이프됐다.
포구 실책으로 1,2루가 아닌 무사 1,3루로 변했다. 루친스키는 채은성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유도했지만, 3루 주자가 득점하며 비자책 실점을 또 허용했다.
1~3회 잇따른 실책으로 루친스키는 매 이닝 어려움을 겪으며 실점했다. 그래도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아냈는데, 투구수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3회까지 60구.
루친스키는4회 1사 1,2루 위기에서 삼진과 내야 땅볼로 실점없이 넘겼다. 5회 중심타선 상대로 추가 실점없이 마쳤다. 그러나 5회까지 96구를 던진 탓에 6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3-4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되면서 승리 기회는 없었다.
5이닝 4실점(1자책)을 기록한 루친스키는 10패째를 당했다. 하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2.64에서 2.61로 오히려 낮아졌다. 리그 6위다. 루친스키는 올 시즌 실점이 59점(자책점 46점)이다. 실책이 빌미가 된 비자책점이 13점이나 된다. 리그에서 불운한 사나이로 꼽히는 삼성 수아레즈(51실점, 38자책점)와 비자책점이 같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