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에 늦깎이로 데뷔한 메이저리거에게 데뷔 첫 세이브 기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사령탑은 “어느 누구도 너의 기회를 뺏지 않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결과는 데뷔 첫 세이브로 이어졌다.
LA 다저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신승을 거뒀다. 3연승 행진. 이로써 다저스는 90승(38패) 고지를 선착했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매직넘버를 14로 줄였다.
말 그대로 신승이었다. ‘미리보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라고 불렸던, 리그 최강자들의 맞대결. 그러나 다저스는 이날 험난한 경기가 예고되어 있었다. 가용할 수 있는 불펜 투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트리플A 오클라호마에서 10년차 베테랑 불펜 히스 엠브리와 우완 제이크 리드를 급히 콜업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뒤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던 엠브리는 40인 로스터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에 급히 내야수 에디 알바레즈를 양도지명 처리하면서 엠브리의 콜업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엠브리와 리드를 포함해 알렉스 베시아, 에반 필립스까지 총 4명의 불펜 투수만 이날 가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발 앤드류 히니는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나름대로 제 몫을 했고, 3-3 동점이던 7회 가빈 럭스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히니 이후 엠브리가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베시아, 필립스가 8회까지 책임졌다. 그리고 이날 경기 전까지 빅리그 8경기 밖에 등판하지 않은 제이크 리드가 마무리 중책을 맡게 됐다.
리드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뒤 8년 만인 지난해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 7월부터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를 전전하다가 올해 7월, 다시 다저스로 돌아왔다. 올해 메츠에서는 5경기 1승 평균자책점 11.37(6⅓이닝 8실점)에 그쳤고, 다저스로 돌아온 뒤에는 3경기 평균자책점 3.38(2⅔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통산 19번째 등판은 세이브 기회였다. 4-3으로 앞선 9회 올라와 선두타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를 중전 안타로 내보냈다. 동점 주자가 출루. 하지만 대타 다니엘 보겔벡은 3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2아웃을 잡았다. 브랜든 니모를 1루수 땅볼로 요리, 데뷔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9회 리드의 등판은 이미 계획되어 있었던 부분이었다. MLB.com은 ‘경기 전 로버츠 감독은 리드에게 9회를 던질 준비를 해야한다고 귀띔했다. 리드가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였기 때문에 다저스는 멀티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상황에서 리드를 확실하게 활용하기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개인적으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다. 리드에게 정말 잘 된 일이고 행복한 일이다”라며 리드의 데뷔 첫 세이브를 축하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리드의 자신감 충전에도 적극적이었다. 경기 후 리드는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이 나에게 다가와서, ‘그 누구도 너의 기회를 뺏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라며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그 상황에서 기회를 얻게 돼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 우리 팀 불펜에서 던질 투수가 없었기에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팀이 나를 충분히 믿어줬다. 감사하다”라며 기회를 준 로버츠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