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다.”
한화의 9월 확대 엔트리의 한 자리는 좌완 투수 정우람(37)의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지난 30일 대전 KIA전이 우천 취소된 뒤 인터뷰에서 “9월 확대 엔트리는 투수 위주로 구성할 것이다”며 “정우람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다”고 말했다.
정우람은 올해 두 번의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4월19일 사직 롯데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뒤 이튿날 엔트리 말소됐다. 그로부터 19일 만에 1군에 복귀했으나 2경기 만에 통증이 재발했다. 5월12일 잠실 LG전이 올해 정우람의 마지막 1군 등판. 5월13일 1군 엔트리 제외 후 4개월 가까이 1군에서 자리를 비우고 있다. 그 사이 재활을 계속 진행했고, 지난주부터 2군 퓨처스리그를 통해 실전 테스트에 나섰다.
지난 24일 서산 KIA전 1이닝 무실점으로 복귀를 알린 뒤 26일 강화 SSG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사구 2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어 28일 SSG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홀드를 기록하며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직구 구속도 최고 138km, 평균 137km로 자신의 원래 속도로 던지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원래 오늘(30일) 퓨처스 경기에도 나설 예정이었는데 비로 취소됐다”며 “정우람의 몸 상태와 투구 내용 모두 체크하고 있다. 9월 확대 엔트리가 열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될 것이다”고 1군 콜업을 예고했다.
정우람에게 9월 확대 엔트리는 조금 낯설다. 지난 2004년 프로 데뷔 후 올해로 19년차 베테랑인 정우람은 통산 최다 937경기 등판에서 나타나듯 거의 모든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었다. 2013~2014년 군복무 기간을 빼고 2005~2021년 15시즌 연속 45경기 이상 꾸준히 등판한 철완이었다.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큰 부상 없이 롱런한 정우람이었지만 세월의 흐름을 끝까지 거스를 순 없었다. 올해는 데뷔 후 가장 긴 부상 공백기를 가지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1군보다 2군, 재활군에 머문 시간이 이렇게 긴 적이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팀 최고참이지만 어린 후배들과 함께하면서 귀감이 되려 노력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10일 1군에 복귀한 한화 투수 박상원은 “우람 선배님은 내게 인생을 가르쳐주신 분이다. 선배님이 (재활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며 준비하고 있다. 선배님처럼 야구를 오래 하면서 아프지 않고 버틴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다시 1군에 돌아오셔서 멋진 모습 보여주실 것이다. 선배님과 1군에서 같이 야구하며 배우고 싶다”고 응원했다.
정우람은 지난 2019년 11월 한화와 4년 39억원 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해가 FA 재계약 3년차 시즌으로 내년까지 계약이 남아있다. 9월 이후 잔여 시즌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야 내년을 기대할 수 있다. 투수 자원이 여전히 모자란 한화도 정우람이 필요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