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KBO리그를 강타했던 학교폭력 가해자 미투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영하(두산), 김대현(LG, 군 복무)으로부터 고교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가 결국 이들을 사법기관에 신고하며 두 선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두산은 지난 2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던 이영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선수가 거듭된 부진 탓에 심리적인 안정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영하와 면담한 권명철 투수코치도 사령탑에게 1군 엔트리 말소를 제안했던 터. 실제로 이영하는 후반기 4경기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1.17로 크게 흔들렸다. 모두가 말소를 납득할만한 성적이었다.
그런데 엔트리 제외의 실질적인 이유는 학폭 피해 호소인의 신고에 따른 검찰의 불구속 기소 때문이었다. 이영하는 올 시즌 도중 이미 경찰 조사를 한 차례 받았고, 최근 검찰의 불구속 기소와 함께 재판에 회부되며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
두산 관계자는 “기소 소식을 들은 뒤 곧바로 이영하를 1군에서 제외했다.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구단 내규에 의거 경기 출전이 불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교 시절 이영하와 김대현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 호소인의 게시글이 올라오며 이영하는 학폭 미투 사태에 휘말렸다. 이후 한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이 폭로자를 인터뷰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영하의 소속사는 당시 “선수가 선린인터넷고 시절 투수조 조장,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했고, 후배들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단체 집합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라면서도 ”일부 방송에서 방영된 개인이나 특정인을 지정해 가혹행위 등의 폭력을 행사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집합 등으로 인해 후배들이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바이다"라는 사과도 덧붙였다.
한동안 잠잠했던 두 선수의 학폭 미투 사태는 최근 피해 호소인이 스포츠 윤리센터에 이들을 신고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재판 회부가 결정됐고,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이영하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영하는 현재 2군에서 경기 출전 없이 재판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군인 신분인 김대현의 재판은 군법원에서 진행될 예정.
두산 구단은 KBO 매뉴얼에 의거, 해당 사태와 관련한 조치를 모두 취한 상태다. 최초 기소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냈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신고를 완료했다. 이영하 또한 해당 사건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변호사에게 일임했다. /backlight@osen.co.kr